사과는 내 손에 넘친다.
수밀도는 내 손에 넘친다.
솜구름이 지나가면서
금의 바늘로 건드린다.
아프고
간지러운 손바닥.
둥근 하늘은
내 손에 넘친다.
네 유방은 내 손에 넘친다.
-전봉건 '유방(乳房)'
초현실주의에서 말하는 '잠재의식의 받아쓰기' 기법으로 쓰여진 시로 볼 수 있다.
그래도 그 잠재의식을 거세거나 거칠기보다는 부드러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알의 사과가 수밀도(복숭아)로 전이되고 끝내는 유방으로 변화한다.
그런데 그것들 모두 내 손에 넘친다고 시인은 표현하고 있다.
손에 넘친다는 것은 스스로 소유하고 누릴 수 없는 단계이며 궁극적으로 삶의 아픔이라는 말이 될 것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