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진행될까.
선거 초입 우리당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그의 대선가도에 청신호가 드리웠지만 '노인폄하 발언'으로 일순간에 정치적 위상이 추락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반정(反鄭) 기류가 급속히 확산돼 마침내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를 포기한 것이다. 재보궐로 부활하지 못하면 대권은 사실상 물건너 간다. 또 4년동안 야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긴박한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정 의장측은 우선 재보궐 선거 예상지역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것.
당 의장직은 버리지 않은 만큼 당선된다면 이전과 같은 원내 위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당 지도부가 대거 친정(親鄭) 인사들로 채워져 있고 비례대표 의원 대부분이 정 의장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정 의장의 위상 회복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들이 한 둘이 아니다.
먼저 그의 사퇴에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던 '노인폄하 발언'은 그리 쉽게 넘어갈 부분이 아니다. 220석을 예상하던 우리당의 의석수가 150석 전후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말해 주듯 '노풍'(老風)은 심각한 민심이반을 가져왔다. 자칫 그의 정치인생 끝까지 '사신'(死神)처럼 따라다녀 그를 괴롭힐 지도 모른다. 전국적인 득표를 노려야 하는 그의 대권 가도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총선 이후 반정 인사들을 포용하고 잘 이끌어 갈지도 미지수다. 지역을 중심으로한 반정 인사들의 감정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분위기다. 정 의장의 늦은 사퇴와 당 의장직에 대한 미련은 여전히 지탄을 받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대구시당 이강철(李康哲) 선대위원장의 견제설에 대해서는 영남권 친노(親盧) 인사들이 집단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정치적 결단을 폄하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가 당내 거센반발에 부딪쳐 낙마한 점과 처지도 비슷하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조차 최근 "지지도 거품이 걷히고 나니 물러난 것이다. 그런 세력은 불필요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위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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