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의 근로자 32명이 20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본부에 집단산재 요양을 신청했다.
근로자들의 집단산재 요양 신청은 지난달 30일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직원 3명이 신청을 한데 이어 이번이 대구에서 두번째이다.
근골격계 질환은 신체에 부담을 주는 단순 반복작업으로 인해 목.어깨.팔.허리 부위가 저리고 아프거나 마비되는 증상을 보이는 것. 최근들어 일하다 질병이 생긴 근로자 중 상당수는 이 질환을 앓고 있는데,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혈액원과 경북대병원처럼 비교적 깨끗한 직업군에서도 나타난 만큼 근골격계 질환을 이유로 한 집단산재요양 신청이 향후 전 산업부문에서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경북대병원지부는 20일 근로복지공단 대구본부에서 경북대병원 근골격계 직업병 집단요양 신청 및 조속한 승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32명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수술실, 병동, 외래, 중앙공급실, 방사선과 등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등으로 대부분이 허리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보건의료노조 경북대병원지부는 "지난해 11월 근골격계 질환 증상을 실태조사한 결과 응답자 474명 중 81.4%인 386명이 한군데 이상의 통증을 호소했고, 19.8%인 94명은 심각한 수준의 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차 정밀건강진단 등을 거쳐 32명을 최종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1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 유해 요인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으며, 수술실 등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은 일자리에 대해 전환배치를 제의했으나 노조가 반대했다"며 "노조가 일방적으로 집단산재 요양을 신청해 당황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김은미 산업안전국장은 "지금까지 기계.금속.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근골격계 질환자가 많다고 인식돼 왔으나 적십자 혈액원, 경북대병원에서 보듯 깨끗한 이미지의 직업이나 사무직도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돼 있음이 밝혀졌다"며 "하반기에도 집단산재요양신청을 준비할 계획이며 이는 전 산업에 걸쳐 확산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편 전국에서 근골격계 질환 판정을 받은 노동자는 2001년 1천598명에서 2002년 2천705명, 지난해는 4천532명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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