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신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가장 극심한 통증을 느낄까? 이같은 물음에 대한 대답은 각양각색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경험과 보고 들은 것들을 종합해서 대답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장 정확한 답을 내자면 한 사람이 모든 질병과 사고 등을 경험해서 비교해봐야 하지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꼭같은 상황이 발생했어도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통증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을 통한 실험결과 주변환경이 통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실험대상자에게 통증을 유발하는 한편 소음으로 주의를 분산시켰더니 통증을 나타내는 뇌의 특정 부위가 더 이상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다쳐서 울 때 안아주거나 과자를 줘서 주의를 분산시키면 울음을 그치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이처럼 지극히 주관적이고 미세하게 영향을 받는 통증을 계량화해서 정도와 순위를 매기기는 난해한 일이다.
▲그래서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사례들도 다양하게 운위되고 있다.
그 중에서 전문가 일반인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극심한 통증'으로 수긍하는 사례는 임산부의 출산이다.
본인이 겪거나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의가 있을 수 없는 경우다.
그리고 내과쪽으론 심근경색증 발작시의 동통을 든다.
그밖에도 손가락 절단, 척추 골절, 요로 결석, 통풍 등이 흔히 꼽히고 류마티스, 허리 디스크, 치통, 위경련, 생리통 등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고통 중의 고통은 말기암 환자의 통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통증을 겪으면서 죽음을 맞는 질병이어서 그 극심한 통증을 직접 증언할 사람이 없지만, 임종을 지켜본 가족.호스피스들은 그 통증을 처절을 극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요즘엔 극약처방으로 통증을 줄여주기도 해서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그 통증의 원형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또한 워낙 통증의 유형도 특이하고 다양해서 정확하게 표현해 내기조차 쉬운일이 아니다.
▲고려대 교수팀과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지난해 5~8월 전국 대학병원에서 표본 추출한 암환자 314명을 대상으로 통증을 조사한 결과, 체성 통증으로 '쑤신다'(36%)를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은 '결린다' '뻐개지는듯 아프다' 였고, 내장성 통증은 '뻐근하다' '쑤신다' '쓰리다' '뒤틀린다' 순이었다.
또 신경 통증으로는 '저리다' '찌릿찌릿하다' '화끈거리다' '뻗치다' 등을 들었다.
표현할 수 있는 통증의 단어가 거의 망라된 셈이다.
그러나 이런 표현들도 그 통증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알 수가 없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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