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기 기자의 영화보기-57회 칸영화제

올 57회 칸영화제(5월 12일 개막)는 어느 해보다 라인업이 화려하다.

18편의 경쟁부문 상영작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다.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속편격인 '이노센스'를 선보인다.

고도화된 네트워크시대를 배경으로 한 애완용 소녀 로봇의 살인사건이 줄거리다.

또 한 편은 드림웍스의 '슈렉2'. 슈렉이 피오나 공주와 함께 '처갓집 왕국'에서 벌어지는 모험이야기다.

오는 6월 개봉을 앞두고 칸에서 먼저 소개된다.

역대 칸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판타스틱 프래닛'(1973년)과 '슈렉'(2001년) 단 두 편이 경쟁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이 중 '판타스틱…'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지만 칸이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한꺼번에 경쟁부문 목록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신작 '2046'이 올해 칸영화제에서 드디어 첫선을 보인다.

'화양연화' 이후 5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량차오웨이(梁朝偉), 장쯔이(章子怡)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부시를 비난해 화제가 됐던 '볼링 포 콜럼바인'의 감독 마이클 무어는 '화씨 9/11'(Fahrenheit 9/11)로 칸을 방문하고, 칸영화제 단골 수상자 코엔 형제도 톰행크스가 출연하는 '레이디 킬러스'(The Ladykillers)로 애니메이션 '슈렉2'와 함께 경쟁부문에 올랐다.

유럽 영화 중에서는 '집시의 시간'으로 유명한 보스니아의 거장 에밀 쿠스트리차의 신작 '라이프 이스 어 미러클'과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레 콘세구엔제 델 아모레'와 오스트리아 출신 한스 바인가르트너의 '가장 풍성한 시간들이 우리 뒤에 있다'(Die Fetten Jahre Sind Vorbei)가 경쟁부문에 올랐다.

한국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가 경쟁부문에서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밖에 김의석 감독의 '청풍명월'이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되며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선 서해영 감독의 단편 '날개'가 상영되는 등 올 칸에서도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가 포함됐으며 '트로피칼 맬러디'(Tropical Malady.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쿨)는 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위원장인 경쟁부문의 심사위원단에는 여배우 임마누엘 베아르와 틸다 스윈톤, 캐서린 터너가 포진해 있다.

아시아영화 '마니아'인 타란티노 감독의 성향 때문에 벌써부터'아시아 강세가 점쳐지고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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