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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에도 원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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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28일 "용천소학교 매몰 현장에서 한 학생이 지난 26일 극적으로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용천 참사에서 매몰자 구조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등 전례로 미뤄볼 때 용천 참사 현장에는 아직도 구조를 기다리는 희생자들이 없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북한 당국은 구조와 구호에 거의 신경을 쏟지 않고 있다.

가장 급한 구조인력과 장비에 대한 지원요구가 없다.

의료물자와 의료인력에 대해서도 "부족하지만 자체조달이 된다"는 믿기 어려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명 위기의 어린 학생들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 현지의 사정인데도 말이다.

이재민 구호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수용시설이 부족해 대부분 주민들이 노숙을 하고 있는 판이다.

어제 열린 남북구호회담에서도 북한은 피해복구 물자와 식량만 요구했다.

응급 구호품은 다른 외국과 국제기구를 통해 어느 정도 조달이 된다는 이유를 달았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를 짐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라의 자존심을 손상당하지 않겠다는 것과 남한을 포함한 외국인들에게 주민들을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혈맹인 중국 측의 직접적인 의료지원마저 고사하는 마당이다.

그 바람에 인명구조와 구호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게 현실이다.

남한 동포들의 유례 없는 용천 참사 지원 노력은 피해복구보다 구조와 구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상식이고 당위다.

이런 애끓는 민족애가 북한 당국에 의해 뒤틀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부의 어제 회담도 그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용천 주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있어야했다.

인도적 지원에도 원칙이 있는 것이다.

북한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더라도 우리의 여망이 일부나마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점 유념하여 차후 구호협상에서 끈끈한 동포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실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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