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들이 거래 기업의 윤리경영 여부를 여신심사기준에 포함시켜 '윤리경영'이 기업의 돈줄을 좌우하고 있다.
아직 중소기업은 이미 지난 수년간 윤리경영의 도입과 정착을 위해 노력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윤리경영에 적극적이진 않지만 윤리경영의 확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6월1일부터 은행이 발주하는 각종 공사, 용역, 구매에 참여하는 업체와 은행 직원 상호간에 금품, 향응 등을 제공하지도 받지도 않겠다는 '클린 계약제'를 실시, 불건전한 관행을 차단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또 9월부터 윤리경영지수를 기업여신 심사의 평가 요소로 채택한다.
윤리경영지수에는 대출기업의 윤리 규범과 준법적 제도 운영, 사회공헌, 분식회계 등 7가지가 반영된다.
여신평가점수(100점 만점)에 최대 4점까지 반영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자산 70억원의 중기업 이상을 대상으로 회계 투명성과 함께 비재무적 요소인 윤리경영 실천 정도를 여신심사기준에 넣고 있으며 회계 투명성을 이루려는 기업에게는 재정적 지원도 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2월부터 윤리실천 자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고객들이 주차난에 시달리지 않게 하기 위해 '카풀제'를 하지 않는 직원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외식을 자제해서 고객 상담시간을 늘리는 등 '고객 우선 윤리'과제를 실천하고 있으며, 실천 정도를 영업점 경영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이미 2002년부터 자체 윤리강령을 통해 거래 기업과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액 이상의 선물을 주고 받지 않는다는 세부지침을 지켜오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10개사)의 외국인 평균 지분율은 35.8%로 윤리헌장만 형식적으로 제정한 기업(20.4%)이나 헌장도 제정하지 않고 전담부서도 없는 기업(17.7%)의 평균치를 크게 웃돌아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일수록 외국인 지분율과 주가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아직 윤리경영 실천과 거리가 있다.
국민은행대구경북본부는 자산 70억원 이하 기업에 대해서는 윤리경영을 여신심사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대구은행도 지역 중소기업에게 윤리경영을 요구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외국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윤리경영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으나 아직 지역에는 중소기업이 많아서 윤리경영을 여신심사기준으로 하기에는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여신심사를 윤리경영과 연결시키는 곳이 늘어나면 기업문화를 건전하게 정착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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