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진로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5일 열린 전국당대회를 통해 민중민주(PD)와 민족해방(NL) 계열의 세싸움에서 NL 계열이 완승을 거둠에 따라 '자주.민주.통일'문제에 당력을 집중 투입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6일 정기 당 대회에서 드러난 민노당 차기 지도부의 가장 큰 특징은 범좌파 계열의 몰락과 민족주의 진영의 약진이다.
새 대표에 김혜경(金惠敬) 부대표가 선출된 것을 비롯해 사무총장에 김창현(金昌鉉) 전 울산동구청장이 선출되는 등 NL계열 인사들이 모두 당선됐다.
당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도 NL계열의 절대 우세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당 대표와 사무총장을 비롯해 여성.일반 등 7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6명의 NL 계열인사들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오는 12일부터 닷새동안 열리는 결선투표에서 정책위의장까지 전국연합 쪽이 차지하면 최고위원 총 13명 가운데 절대 다수인 9명이 NL쪽이 차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당의 의정활동은 이라크 파병, 한미관계, 대북문제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당의 새 지도부가 부유세법을 비롯, 상가임대차보호법, 비정규직 차별 철폐 방안 등 그동안 강조해온 개혁민생법안 대신 소파(SOFA)개정운동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에 주력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17대 국회 개원을 맞은 의원단의 활동은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 최고위원은 "평등보다는 자주의 관점으로 당의 노선을 정립해 갈 것"이라고 말해 민노당의 활동 방향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새 지도부는 의정활동보다는 당장 내부 노선 갈등을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 지도부 선거가 당내 양대 세력의 세력다툼으로 비화되면서 격한 비방전까지 주고 받은 만큼 이를 통합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신임대표는 "원외투쟁으로 원내정치가 힘을 얻고 원내정치로 원외투쟁이 활성화되는 새로운 대중정치를 실현하겠다"며 "PD와 NL 사이 노선갈등이 내재돼 있는 민노당 내에서 특정 계열에 치우치지 않고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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