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청장 직무에 충실"

"권리를 포기하고 의무의 노예가 되겠습니다".

지난 7일 취임식을 가지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 이훈 동구청장의 취임사가 공무원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구청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과 예산편성권, 집행권을 부구청장에게 완전히 위임하는 것을 필두로 그 밖의 모든 특권도 과감하게 반납, 구민들로부터 위임받은 무한봉사와 무한책임의 직무만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

더구나 이 청장은 앞으로 모든 정치적인 행보를 중단, 정당 행사 같은 정치적 모임에는 일절 참가하지 않고 구청장으로서 행정 업무에만 충실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이런 취임사는 구청 공무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 급기야 타 구청과 시청 공무원들까지 이훈 청장의 취임사를 입수해 돌려볼 정도.

이에 대해 구청의 한 공무원은 "행정 관료 출신이라 권위적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내 놓을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구청 분위기 쇄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전국공무원노조 동부지회측에서도 이같은 청장의 구상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

노조의 한 관계자는 "여태까지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많아 직원들의 불만이 높았는데 이를 부구청장에게 위임, 투명하게 하겠다는 이훈 청장의 발상은 신선하다"며 "이 공약이 앞으로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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