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동 못하는 이웃들에 사랑의 손길-월드비전 감포복지사무소

월드비전 감포복지사무소

"혼자서는 움직일 수도 없고, 냄새가 나던 할머니가 ...". 이노미(78.경주시 감포읍) 할머니는 남편을 일찍 보낸 후 하나 뿐인 딸마저 출가하고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

몸이 불편해 식사와 씻는 문제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다.

집안이 악취로 가득했던 이 할머니는 요즘 전연수(38.여.월드비전 감포사회복지사무소 사무장)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오랜만에 사람답게 살고 있다.

자원봉사반이 처음 집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앉아서 겨우 움직이며 방안에서 대소변을 해결했다.

몸도 제대로 씻지 못했다.

자원봉사반이 목욕을 시켜주고 새 옷을 갈아 입혀주었을 때 이 할머니는 "난생 처음 호강을 한다"며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꼭 잡았다.

3년째 매주 수요일마다 목욕서비스를 받는 할머니는 목욕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하루 종일 방안에서만 생활하는 이 할머니는 온종일 사람구경을 못하기 때문이다.

월드비전 감포사회복지사무소(소장 곽정용)는 이 할머니와 처지가 비슷한 장애인, 홀몸노인 40여명을 순번을 정해 가정방문을 통해 돕고 있다.

무료 봉사를 자원한 사무장 전씨는 남편 송준석(48.연세가정의원장)씨가 감포에서 개업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감포사회복지사무소 초대 후원회장인 하원(전 경주선주협회장)씨가 주축이 돼 회원 1인당 매월 10만원씩 후원금을 월드비전에 기부했고, 이에 감탄한 월드비전은 연간 2억원을 지원해 방문목욕서비스, 청소년 공부방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왔다.

작년까지 6억7천만원의 사업비로 2만6천447명의 주민을 지원했고, 약 1억원의 후원금품과 1천624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5년전 월드비전 감포사무소 개설 당시만 해도 간판조차 달지 못해 걱정이 많았다.

그 때 연세가정의원 송준석 원장이 2층 세입자를 내보내 뒤 100여평을 무상 사용토록 허락했다.

사무소가 개소할 무렵 마을에는 불량청소년들의 패싸움이 이곳 저곳에서 벌어졌다.

할머니가 술주정뱅이 할아버지를 피해 바깥에서 잠을 자야 했고, 노름하는 엄마가 허다하게 집을 비워 비행 청소년이 급증했다.

사무장 전씨는 고민 끝에 월드비전의 결연사업이 이곳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편지를 썼다.

드디어 월드비전은 응답했고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시작됐다.

부적응 학생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학교와 협력하여 시작했다.

이밖에 지속적으로 인성교육과 자기성장을 위한 집단상담, 잘못된 성 가치관을 바로잡기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지역 청소년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

전씨는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나 없는 날이나 200여명의 아이들이 사무소에 와서 책을 보고 숙제하며 노는 모습을 볼때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밖에 월드비전 감포사무소는 지난 3년간 서울 실로암 안과병원의 도움으로 1천500여명이 무료진료를 받도록 했으며, 40여명이 백내장 수술을 받도록 도왔다.

하원 후원회장은 "송 원장 부부와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감포가 달라졌다"며 "주민들도 이젠 마음 속 깊이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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