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무원 700명 양파수확 봉사

태풍속에 빛난 이웃사랑

"휴일인데도 이렇게 도와 주시니 뭐라 감사해야 할지…".

태풍 '디앤무'의 북상에 따른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19.20일 이틀간 달성군 구지면 도동 1.2리와 오설리 들녘에는 경찰.군인 및 달성군청 공무원 등 700여명이 '양파구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이들은 170㎜의 폭우로 침수피해가 예상되고 낙동강의 범람위기로 애써 가꿔 놓은 양파를 수장시킬 형편에 처한 주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

도로와 논밭이 진흙탕이 돼 차량과 중장비조차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논밭에서 이들은 휴일을 잊은 채 양파를 수확, 양파 포대를 어깨에 둘러메고 날랐다.

이렇게 이틀간 이들의 도움으로 피해의 위기를 넘긴 양파는 20㎏들이 2만여포대.

주민 이종무(60.도동리)씨는 "8천여평의 논에 양파를 심어 일부 수확을 마쳤으나 논에 야적해 둔 채로 태풍이 닥쳐 잘못했으면 모두 못쓸뻔했다"며 "공무원들이 빗속에서 이렇게 도와줘 정말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제부터 대구경찰청에서 2개중대 병력을 보내줘 도움을 줬고 오늘은 경찰뿐 아니라 향토부대에서 병력을 보냈고 전 군청 공무원들이 나와 양파수확을 도왔다"며 " 모두 합심해 양파를 들어낸 결과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달성군청 구지면 김윤학(43) 담당공무원은 20일 말했다.

일손돕기에 나선 달성경찰서 장재식(20) 상경은 "부모님을 돕는 마음으로 양파 수확을 거들었다"며 "부모가 계신 충북 영동에도 큰 비 피해가 없는지 궁금하며 몸은 피곤하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박경호 달성군수는 "모두가 내 일처럼 열심히 양파수확을 도와줘 정말 감사하다"고 말한 뒤 "지난해 수해복구 공사도 모두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태풍이 국내에 상륙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걱정스런 모습이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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