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으로/국왕의 24시

임금의 삶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고달프다.

좋은 음식과 따뜻한 의복, 좋은 집, 여러 시종을 거느릴 수 있지만 자유가 거의 없다.

행동에 제약도 많다.

보는 눈이 많아 낮잠을 자거나 잡기를 즐기기도 힘들다.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

임금이 하루 종일 듣는 말은 거의 "아니되옵니다" "송구하옵니다" "망극하옵니다" 등이다.

게다가 많을 경우 하루에 4번 이상 경연(경서와 역사를 배우는 시간)에 시달린다.

물론 세종 같은 임금은 이를 스스로 즐겼다.

국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왕들의 하루 일과는 대략 다음과 같다.

▷오전 5시 기상 ▷기상 후 죽 한 사발 정도로 간단한 식사 ▷5일마다 6품관 이상의 중앙관서 관리들과 조회 ▷조회가 없는 날은 6품관 이상 신료들과 회의 및 당상관으로부터 여러 보고 청취 ▷아침 경연에 해당하는 조강(朝講) ▷아침식사 ▷식사 전후 왕실 어른들께 아침인사 ▷정오부터 발생한 현안에 대해 해당 관리와 논의 ▷낮 경연 ▷상소 검토 등 일상잡무 ▷여유가 있을 경우 체력단련(사냥, 활쏘기) ▷저녁 경연(오후 7시) ▷저녁식사 및 휴식, 독서 ▷밤 경연 ▷취침(11시). 이 같은 시간표로 볼 때 국왕이 종일 놀고 먹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일반의 생각은 크게 빗나간 것임을 알 수 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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