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 결혼할 당시에는 몰랐는데 아내가 몸이 허약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갖지 못하고, 결혼한 지 몇 개월 안돼 숨졌다면 처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법원은 아내의 건강상태를 결혼 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불법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구지법 민사17단독 이상균 판사는 9일 사망한 아내가 앓고있던 질병을 결혼 전에 알려주지 않았다며 장인 등 처족 3명을 상대로 이모(34)씨가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결혼 상대의 건강상태가 혼인에 중요한 고려대상이기는 하나, 가족들이 혼인할 사람의 건강상태를 상대방에게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법행위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2년 3월 중매 결혼을 한 아내 조모씨가 신혼 첫날밤에 간질증세를 일으킨 후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갖지 못하고, 또 2개월여만에 집에서 넘어져 숨지자 "친정 식구들이 아내의 질병을 속여 결혼하도록 했다"며 위자료 등 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씨는 아내가 청각장애와 말더듬 증세를 갖고 있는 것만 알았을 뿐, 지난 95년 경운기 사고로 뇌경색 치료를 받는 등 평소 허약한 체질이라는 사실을 친정 식구들이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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