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해질 무렵 구미시 임오동 한 생맥주 가게에 때아닌 손님들로 북적였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 점포 주인들은 부러운 눈길로 북적이는 손님들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일반 손님이 아니었다.
구미지역 자생 봉사모임인 '임오손길회'(회장 배미자)가 마련한 '홀몸노인 나들이행사 기금마련 일일호프' 행사장에 참가해 작지만 도움의 손길을 나누려는 사람들이었다.
임오손길회는 지난 1998년 임오동 주민 중에서 보건소 보건대학 교육생 10여명이 뜻을 모아 시작한 홀몸노인.소년소녀가장 돌보기 봉사활동을 하며 싹이 텄다.
이젠 구미시 전역과 칠곡 북삼면 지역 봉사자까지 참여해 모두 35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작지않은 자생 봉사단체가 됐다.
이들은 임오동 지역의 홀몸노인 15명과 소년소녀가장 6가구 등을 매주 한차례씩 찾아 밑반찬과 과일.음료를 전달하고 말벗되어주기, 청소와 빨래봉사로 따뜻한 정을 나눠주고 있다.
배 회장은 "이들에게 우리 회원들은 며느리와 딸, 그리고 엄마로 다가간다"며 "회원 모두 봉사활동을 생활로 받아들이며, 가족을 만나러 가는 마음으로 이들을 찾는다"고 미소지었다.
총무 손향숙(35)씨는 "후원인이 줄어 몸이 아픈 홀몸노인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도움의 손길이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가장 먼저 행사장으로 달려온 오기영 임오동장은 "자생적으로 모여 이웃을 가족같이 돌보는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봉사자"라며 행정기관이 지원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할 것을 약속했다.
이들은 이날 모은 돈으로 홀몸노인들과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올 계획이다.
나들이를 통해 이들이 좀더 인간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편 구미지역 인터넷 동호회인 '자원봉사자들의 집'(회장 조영덕) 회원들도 10일 오후부터 '기차길 옆 오막살이'에서 골혈성 부전증을 앓고있는 김미희씨 돕기 일일호프 행사를 마련한다.
골혈성 부전증은 뼈가 모래처럼 잘게 부서져 몸이 줄어드는 희귀병. 이밖에 회원들은 홀몸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해 학습봉사와 그들의 손발 노릇을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김미희씨 돕기뿐 아니라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후원 연락처) 임오손길회 = 011-508-7157, 자원봉사자들의 집 = 011-503-2835.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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