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몸은 내가 지킨다-대자연의 기를 호흡하자

유도선수 출신으로 부산의 모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재직 중이던 송학운씨는 평소 건강만큼은 자신있었다.

그는 선수시절부터 체력보강을 위해 고기를 즐겨 먹었었다고 한다.

1992년 어느 날부터 피로가 심해 병원을 찾은 그는 청천벽력과 같은 직장암 진단과 함께 6개월 시한부 생을 선고 받았다.

그는 수술 받고 난 뒤 항암치료를 하자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산골로 들어가 자연식과 깊은 호흡법을 하면서 암과 투쟁했다.

이제는 병원에서 완치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체육교사로 학교에 복직했고 가족과 함께 산골에서 '자연생활의 집'을 개설해 난치병 환자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송씨는 아침에 신선한 공기 속에서 우주의 건강한 기(氣)를 몸 속 깊은 곳으로 받아들인다는 기분으로 매일 복식호흡을 했다고 한다.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고 잠시 호흡을 멈추고 암세포를 밖으로 빼내는 기분으로 입으로 토할 수 있을 만큼 공기를 다 뱉어 내고 마지막으로 기침을 한번 하는 방법이었다.

물론 송씨의 경우가 모든 암 환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흡법은 암 치료 효과를 높이고 환자의 치료 의지를 북돋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복식 호흡을 하면 횡경막이 복강 내 장기를 눌러주어 정맥혈류가 원활히 심장으로 환류되도록 펌프역할을 하는 동시에 흉강의 음압을 크게 해 폐로 공기가 잘 흡입된다.

이는 혈액순환과 복강 내 장기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복식호흡은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의 활동을 완화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자율신경의 부조화를 막아 준다.

이와 함께 생체 내의 각종 호르몬계를 조정해 내장기관, 내분비선, 심장박동, 혈압조절 및 면역력 등의 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세계적인 의학 잡지 '랜셋(Lancet)'에는 1976년부터 복식호흡, 요가 및 명상 등의 의학적 효과에 관한 수십 편의 연구가 소개되고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혈압 약의 용량을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는 논문들이 많이 게재됐다.

정밀 조종이 필요한 초음속 전투기 조종사의 경우, 혈압이 높아지면 혈압 약의 부작용을 고려해 용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에 소재한 미공군의 클라크 기지에서는 조종사가 고혈압이 있으면 최소 용량의 혈압 약과 함께 복식호흡을 하도록 처방을 한다.

또 혈압조절이 되면 약을 중단하는 프로그램을 1989년부터 운영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진료실을 찾는 많은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 약은 한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같다.

"맞습니다.

선생님께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혈압 약은 평생 드셔야 합니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 체중 감량과 함께 매일 복식호흡을 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

명상과 복식호흡은 가만히 앉아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출근하는 지하철 안이나 직장에서도 가능하다.

마음의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고르고, 대자연의 기를 복식호흡으로 받아들이자.김석범 MCM건강의학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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