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진짜 공포

프레디 VS 제이슨

공포영화의 계절이다.

이 시기가 되면 눈길이 자연스레 극장가로 쏠리게 마련이다.

내달 13일의 금요일에 개봉하는 '프레디 VS 제이슨'은 이들에게 무척 반가운 영화다.

1980년대 공포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두 주인공이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를 돋운다.

◇프레디 VS 제이슨 ①

공포영화 두 편이 만나 더 무서운 공포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오는 8월 13일, 그것도 금요일에 개봉되는 '프레디 VS 제이슨'(로니 우 감독)을 본다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제목만 보고도 이 영화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바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두 편의 슬래서 호러 영화 '나이트메어'(A Nightmare On Elm Street)와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의 전설적인 살인마 프레디 크루거와 제이슨 부어히스를 함께 무덤에서 불러온 영화다.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은 어떠한 위험도 없이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짜릿한 공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게다가 20세기 최고의 살인마 캐릭터가 둘씩이나 등장하는 데다 이번엔 꿈과 현실 그 어느 쪽으로도 숨을 수 없는 공포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영화는 개봉일과 같은 13일의 금요일 밤에 시작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10대의 청소년들은 전설적인 두 악의 축인 제이슨과 프레디 사이의 싸움 한 가운데 위치한 자신들을 발견하고 곤경에 처하며, 제이슨과 프레디는 '나이트메어'의 무대인 엘름 스트리트에서 '13일의 금요일'의 무대인 캠프 크리스탈 레이크까지 오가며 최후의 혈전을 벌이는데....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지루할 만큼 으스스한 영화라고 하면 아이러니한 표현일까. 오로지 두 주인공이 관객들을 소름 돋게 하기 위해 종횡무진 어둠 속을 누비며 피가 사방으로 튀게 하는 일에만 열중하니까, 너무 큰 기대를 걸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두 살인마를 한 공간(그것도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특히 어떤 놈이 더 잔인하며, 또 누가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는지 구경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

'백발 마녀전'과 '야반가성'으로 유명한 홍콩 출신의 우인태(로니 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프레디 역을 도맡았던 로버트 잉글런드가 역시나 프레디로 나섰고, 제이슨은 스턴트맨 출신인 켄 커징어가 처음으로 맡았다.

상영시간 96분, 18세 이상 관람가.

◇프레디 VS 제이슨 ②

'더 잔인한 놈이 살아남는다.

' 영화의 키워드처럼 이 영화는 프레디와 제이슨 중 누가 더 잔인한가를 가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각 항목별로 그들을 비교해보자.

#신체=제이슨이 프레디보다 더 육중하다.

177cm, 72kg인 프레디가 동양인과 흡사한 체형이라면 제이슨은 192cm, 113kg으로 전형적인 서구형이다.

한마디로 라이트급과 헤비급 싸움.

#주무기=프레디는 4개의 칼이 달린 갈퀴손 장갑을 사용한다.

갈퀴를 벽에 그을 때 나는 소리는 한때 공포 그 자체였다.

제이슨은 벌채용 칼이 주무기.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살육할 때 그만한 무기가 없다.

#스타일=챙이 날카로운 중절모는 프레디의 트레이드마크다.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만든 웨스 크레이븐은 어릴 적 화장실 창문 너머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고 챙 달린 모자를 쓴 중년 남자를 보고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고 한다.

그 기억 속의 인물이 프레디로 탄생하게 된 것. 제이슨은 하키 마스크로 유명하다.

살인할 때 쓰는 하키 마스크는 자신의 존재를 감출 뿐 아니라 상대로 하여금 두려움을 갖게 하는 도구.

#IQ=지능은 제이슨보다 프레디가 나은 듯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무자비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제이슨은 어찌 보면 단순, 무식하다는 느낌을 준다.

프레디는 꿈이라는 매개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등 보다 고차원적인 방법을 쓴다.

이 영화에서도 머리 나쁜 제이슨은 교묘한 프레디에게 이용당한다.

#희생자=7편까지 제작된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통해 프레디는 30명 정도의 사람을 살해했다.

반면 제이슨은 하키 마스크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10편의 시리즈 동안 무려 127명을 무자비하게 죽인다.

희생자로만 따졌을 때는 제이슨이 더 무지막지한 놈이 아닐까.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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