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온통 흐느끼는 나뭇가지 끝에서
다가갈 곳 다한 바람처럼 정처 없어할 때
너는 내게 몇 구절의 햇빛으로 읽혀진다
가슴 두드리는 그리움들도
묵은 기억들이 살아와 울자고 청하는 눈물도
눈에 어려
몇 구절 햇빛으로 읽혀진다
불 꺼진 하얀 네 손바닥
햇빛 속에서 자꾸 나를 부르는 손짓
우리가 만나 햇빛 위를 떠오르는 어지러움이 된다면
우리가 서로 꼭 껴안고서 물방울이 된다면
정처 없는 발자국 위에도
꽃이 피어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리
장석남 '불 꺼진 하얀 네 손바닥'
시란 정처 없는 날의 정처 찾기이다.
앞의 정처가 결여의 세계라면 뒤의 정처는 충일의 그것이다.
이 앞의 정처라면 이 뒤의 그것이다.
정처 없는 바람은 나뭇가지를 흐느끼게 하고, 시인은 정처 없어 사지가 멀쩡한 그리움과 묵은 기억들을 구부려 햇빛을 만든다.
떠오르는 어지러움과 떨어지는 물방울이 되기 위한 꼭 껴안음이 꽃을 피운다고 했으니, 그 꽃은 정처 없는 그대를 닮았으리라.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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