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방송사 전화퀴즈 돈벌이 너무해

아이와 함께 어린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어이없는 장면을 보게 됐다.

화면 하단에 퀴즈에 응모하라는 자막이 나왔는데 문제가 너무 쉬워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제시된 전화번호를 보니 060으로 시작되는 유료 전화번호였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가끔씩 보게 되지만 순박한 아이들을 상대로 비싼 통화료가 부과되는 유료 전화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시청자를 상대로 한 퀴즈 응모 등에 제시되는 전화번호는 수신자 부담으로 널리 알려진 080전화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통신사뿐만 아니라 방송사가 1588이나 060의 유료 발신자 부담의 전화요금으로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의 수익사업을 무조건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송사의 도덕성 문제이다.

사업의 대상을 청소년과 어린이 전문채널까지 포함시킨 것은 지나치지 않나 생각한다.

또한 성인들도 1588, 1566, 1544, 060 등이 유료인지 무료인지를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080 등 일부 서비스 번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번호가 발신자에게 요금을 전가시키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수신지가 발신지와 같은 통화권에 있으면 시내통화로, 다른 곳에 있으면 시외통화로 간주돼 자신도 모르게 비싼 시외전화 요금을 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업체들은 이런 사실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발신자 부담 서비스 가입자 유치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통신업체와 방송사는 이제 전화요금 수익사업은 자제하고 형편이 어려운 서민이나 어린이, 청소년을 상대로 비싼 전화요금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상헌(대구시 범어4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