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술을 끊으시고 일찍 집에 돌아와 저희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 "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얼 원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어요."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구미 금오산 자연환경연수원에서 열린 경북도 2004년 모.부자가정 자립학교인 '꿈과 희망이 가득한 가족사랑 캠프'. 3일씩 부자가정과 모자가정으로 나눠 펼쳐졌다.
27일 부자가정 캠프에 참가한 포항에서 온 한 아버지와 딸은 마음을 이렇게 털어놓으며 서로 손을 꼭 잡았다.
그동안 일상생활에 쫓겨 딸에게 관심조차 주지 못했던 아버지는 못내 미안함 때문에, 괜한 반항심으로 아버지에게 화만 냈던 딸은 죄송함 때문에 서로 눈시울을 붉혔다.
중학생 최정은(15.포항시 두호동)양은 "5년전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 지금까지 항상 '한쪽 이빨이 빠진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부끄러웠다"며 "하지만 이젠 내 곁에 항상 엄마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정은양은 항상 엄마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엄마와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경주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참가한 한 어머니는 "한창 예민한 시기의 아들에게 아빠를 대신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사랑하면서도 '이러지 마라, 저러지 말라'며 꾸짓기만 했는데 잘못된 대화라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30일 모자가정 참가자들은 대구 부모교육센터(한국심리상담연구소) 김성희 소장의 '제대로 사랑하는 법'에 대한 3시간 동안 교육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가족사랑을 마음껏 누리는 행복한 경험을 가졌다.
김 소장은 부.모가 자녀에게 '사랑의 표현'을 한다면서도 명령과 협박, 짜증을 부렸던 역할과 대화법을 지적하며, "사랑한다는 표현과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법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자리에 중학생 딸과 함께 참가한 어머니는 "3년전 남편과 사별한 뒤 생활고에 시달려 아이들과 따뜻한 저녁을 함께 먹어본 기억이 없다"며 "부모 역할이 단지 돈을 벌어 공부만 시켜주는 것으로 그치는게 아니라는 것을 깊게 느꼈다"고 눈물을 훔쳤다.
경북도는 지난 89년부터 매년 모부자가정 자립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120가구 240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1천715가구에 3천430명이 캠프에 참가했다.
캠프기간 동안 참가한 부모와 자녀들은 가족간 대화와 사랑하는 법을 익히고 건강검진을 받는 등 그동안 잊어왔던 가족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