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간판아 튀어라

"이제는 상호도 형식 파괴시대."

불황이 깊어지면서 고객시선을 끌기 위한 간판들이 선보이고 있다.

간결한 이미지의 짧은 단어가 아니라 아예 문장을 통째로 사용하거나 파는 음식 종류를 나열해 상호로 쓰는 식당 등이 잇따라 속속 문을 열고 있는 것.

중구청에 등록된 상호 중 가장 이름이 긴 것은 '속에 천불 청송 얼음 막걸리 매운고추 정구지찌짐'이라는 상호의 주점. 이 가게는 상호 그대로 막걸리와 지짐이가 주요 메뉴다.

'속에 천불이 난나'는 장사가 안돼 사용한 표현으로 이 때문인지 고객들이 이름을 알고 자주 찾는다고 업주 임종만(33)씨는 설명했다.

또한 '酒(주)가 人(인)을 부르되 人(인)이 어찌 酒(주)를 마다하리오'라는 주점과 '인생은 짧다.

그러나 술잔을 비울 시간은 많다' 상호의 주점도 시내에 등장했다.

업주이름을 딴 삼행시로 간판을 단 식당도 있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강나영(41.여)씨는 '강가의 나무처럼 영원한 벗이 되고픈...김밥'이란 가게를 운영한다.

불황 시대에 두평짜리 작은 가게를 알리고 싶은 업주의 소망이 담겨있다는 주인의 설명이다.

한편 실소를 자아내는 이름의 가게도 있다.

고성동에는 '오빠! 못믿나?'라는 상호명을 비롯해 달서구 한 지역에는 '천지 삐가리(속어로 '널리 분포되다'는 뜻)'라는 간판이나 '개판! 5분전'이란 보신탕 식당 상호도 특이한 간판으로 손님을 끌고 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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