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10년 정도 됐죠? 넘었나? 어쩜 이렇게 똑같으세요?"
같이 근무하다 결혼 후 교직을 떠난 선배님은 정말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예전의 그 미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조금은 얄미울 정도로. 하지만 반가움은 그 수십 배에 달했던지라 오랜만에 찾은 백화점 슈퍼마켓에서 안 그래도 큰 목소리가 더더욱 커졌다.
'저 여자 교양없이 왜 저래?' 하는 눈길로 힐끔힐끔 쳐다보다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이 선생 이렇게 다녀도 돼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자 쓰고 선글라스 끼고 그렇게 다녀야 하는 거 아냐?"
"아무도 저 알아보는 사람 없어요. 제가 뭐 연예인인가요, 그러고 다니게?"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고 그렇게 많이 나오는데 알아보는 사람이 없단 말이야? 난 걱정되던데. 그냥은 못 다닐 것 같아서, 호호호."
"별 걱정을 다 하세요. 선생님은 저를 아시니까 그렇지, 아무도 몰라요."
한참을 그렇게 서로 반가운 마음을 전하고 헤어진 뒤 아이가 졸라대는 생선초밥 코너로 발길을 돌렸다.
아, 그 때 나의 눈에 띄는 '와인에 절인 연어'. 곰도 아닌데 연어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나를 어찌하랴? 하지만 고물 노트북을 고치는데 돈을 엄청(?) 써서 지갑 속의 돈이 달랑달랑. 몇 번을 망설이다 내려놓고 돌아서는데 옆에서 연어를 고르던 한 아주머니가 날 알아보고는
"신문에 요리칼럼 쓰시는 분이죠? 제가 아주 열심히 보고 따라해 보고 있어요. 연어 사시게요? 저쪽에 알뜰 구매 상품으로 세일하는 거 있던데?"
에구, 그렇게 알아보는 사람이 없더구만 하필…. 하긴 돈 없는 것이 뭐 그리 부끄러운 건가? '와인에 절인 연어'로 스테이크를 해먹는 대신 '알뜰세일 연어'로 데리야끼 해먹으면 되지 뭐.
내가 좋아하는 무순에 파 채까지 해서 폼(?)나고 맛나게 먹으니 날 알아봐 준 아주머니에 대한 야속함은 훨훨, 고마움이 솔솔.
칼럼니스트·경북여정보고 교사 rhea84@hanmail.net
◇재료=연어 1토막, 진간장 3큰술, 육수 3큰술, 생강술(또는 청주) 1큰술,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약간, 대파 1대, 무순 약간, 파 채 소스(올리브오일 1큰술, 간장 1큰술, 식초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깨소금 ½작은술)
◇만들기=①진간장, 육수, 생강술, 설탕, 물엿을 섞어 데리야끼 소스를 만든다.
다른 생선으로 밥 반찬으로 만들 때는 육수를 1큰술로 한다.
②연어는 두께가 약 1㎝정도가 되게 다듬은 뒤 앞뒤에 칼집을 넣고 소금과 후추를 뿌린 뒤 밑간을 따로 하지 않고 ①의 소스에 30분 정도 담가 둔다.
③파는 채 썬 뒤 물에 담가 매운 맛을 없앤다.
④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넣고 소스에 담가두었던 연어를 꺼내 익힌다.
⑤연어가 거의 익으면 꺼내 놓고 소스만 프라이팬에 넣고 끓인다.
⑥소스가 끓으면 익혀두었던 연어를 다시 넣고 타지 않도록 약한 불에서 조려준다.
⑦파 채 소스를 만들어 버무린 뒤 무순을 얹은 연어와 함께 접시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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