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갑상선기능 저하증·항진증-한약 사용하면 치료 효과적

박재현 원장 국제학술대회 논문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항진증에 한약을 투여하면서 갑상선호르몬제와 항갑상선제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재현 박과배한의원 원장(전 대구한의대학장)은 지난 5, 6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제9회 한.중 국제학술대회'에서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항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치료를 한 결과, 각각 80% 이상의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박 원장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1993년 3월부터 2004년 2월까지 11년간 대구한의대 부속한방병원에서 갑상선기능 저하증 환자 173명, 항진증 환자 245명에게 한약을 투여하면서 갑상선호르몬제와 항갑상선제를 서서히 줄이는 방법으로 각각 82.1%(142명), 80.4%(197명)가 치료됐다는 것.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항진증은 갑상선의 기능 이상으로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부족하거나 지나쳐서 생기는 난치성 질환이다.

특히 갑상선기능 저하증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어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기능 항진증도 갑상선호르몬제, 수술, 방사성 동위원소 등으로 치료하긴 하지만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률이 높은 실정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산소 소모와 심박동을 증가시키고 내분비계와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호르몬으로, 한의학적으로 보면 오장육부 가운데 간(肝)과 관련이 있다는 게 박 원장의 주장이다.

한의학에서 간은 생장과 생체 활력을 주관하여, 간기(肝氣)가 지나치거나 부족함에 따라 정신적인 침체와 흥분, 소화관의 운동 항진과 부족 등 제반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항진증에서 나타나는 증상들과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간기를 조절하면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항진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원장은 갑상선기능 저하증에는 간기를 돕는 시호소간탕(柴胡疏肝湯)이나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을, 항진증 환자에게는 간기를 억제하는 열다한소탕(熱多寒少湯)이나 양격산화탕(凉膈散火湯), 억간산(抑肝散) 등을 각각 처방하면서 치료 초기에는 환자가 복용하고 있던 갑상선호르몬제를 함께 복용하도록 했다.

임상 결과, 갑상선기증 저하증의 치료기간은 최소 3.8개월에서 최대 8.5개월, 갑상선기능 항진증은 최소 4개월에서 최대 7.5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항진증 모두 호르몬제 복용량이 많을수록 치료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환자들이 갑상선호르몬제를 완전히 중단한 후부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2년 동안 추적조사를 실시해 임상적으로 이상이 없는 경우만을 치유된 것으로 인정했다.

박재현 원장은 "갑상선과 간을 연관지은 한.양방 처방으로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항진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했지만, 앞으로 더욱 좋은 치료법 개발을 위해선 더 많은 임상자료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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