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섬유산업에 '바이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8월 방사 설비 본격 가동과 함께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은 최근 모포 버터플라이(Morpho butterfly)의 날개 구조를 모방한 특수 섬유 연구에 돌입했다.
남미 아마존강 상류에 서식하는 모포 버터플라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나비로 보는 방향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독특한 다층 날개구조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오묘한 빛을 뿜어낸다.
섬개연은 실제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지만 모포 버터플라이의 날개구조처럼 수많은 다층 폴리머(고분자)를 일일이 붙여서 꽈배기 모양으로 섬유표면을 틀어놓으면 햇빛이 홈과 홈 사이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수백, 수천가지 색깔이 발현돼 소재 경쟁력을 월등히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대현 소재개발 팀장은 "생명체가 만드는 신비로운 물질, 행동, 구조 등을 모방하는 바이오마이메틱스(biomimetics.생체모방공학) 섬유는 일본 등 섬유선진국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최근의 웰빙 열풍에 따라 생체모방섬유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섬개연은 일명 '슈퍼 블랙'이라 불리는 모기 눈 구조를 모방한 첨단 바이오섬유 개발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수많은 미립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모기 눈은 빛의 반사를 막아 그 어떤 검은색보다도 진하다.
섬개연은 섬유 표면의 미립자를 특수 화학처리로 추출, 마이크로 단위의 분화구를 형성해 모기눈과 똑같은 '심색'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방 기능성 섬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지난달부터 한약재료 추출물을 이용한 천연염색 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누리사업으로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엔 5년간 3억6천만원이 투입되고 염색기술연구소, 무길염공 등이 공동 참여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역 민간 섬유기업들을 중심으로 천연 동.식물 성분을 섬유와 섞는 바이오 섬유 개발도 잇따라 삼일염직, 갑을 등이 게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과 콩 섬유를 상용화한 데 이어 성신텍스타일 등 일명 '바이오 세라믹'이라 불리는 광물질 입자들을 이용해 항균(세균 억제), 소취(냄새 제거) 등의 기능성 섬유 생산을 시도하는 섬유업체들도 적지 않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사진: 섬개연에서 날개구조를 모방하려는 모포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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