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리스 '깜짝' 첫 금메달에 환호

'올림픽의 고향'임을 자처하는 그리스가 17일(한국시각) 수영 다이빙 종목에서 뜻밖의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개최국의 체면을 살렸다.

메달을 기대하지도 않았던 니콜라오스 시라니디스-토마스 비니스 조가 다이빙 남자 3m 싱크로 스프링보드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중국과 러시아팀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낸 것.

그리스는 '육상영웅' 케데리스의 도핑 테스트 기피 의혹에 이은 교통사고와 유로2004 우승으로 기대치가 최고조에 달한 축구의 성적부진 등 '악재'가 터지는 바람에 애를 태우고 있던 터라 이날 금메달 소식은 그야말로 '가뭄 속의 단비'였다.

그리스의 첫 금메달은 '행운'까지 겹친 극적인 드라마였다.

2번이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러시아 팀의 디미트리 사우틴은 3번째 다이빙에서 머리를 보드에 부딪치는 바람에 점수가 형편없이 깎였고 결승전에서 선두를 달리던 중국팀이 마지막 다이빙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0점을 받아 꼴찌로 곤두박질했다.

비니스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아직도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마치 동화속 이야기 같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호주의 로버트 뉴베리는 "무언가에 홀린 것 같은 결승전"이라며 "그리스 선수가 홈 관중앞에서 환호하며 금메달을 받는 것을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고 말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경기장에는 그리스의 전통음악이 울려 퍼졌고 관중은 모두 일어나 그리스 국기를 흔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총리는 "다이빙 금메달은 그리스의 스포츠가 깊이와 미래가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자국 대표팀의 우울한 소식만을 전해야 했던 그리스 언론들도 신바람이 나 일제히 첫 금메달 소식을 크게 보도하면서 "이제부터 그리스의 '메달 사냥'이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연 그리스가 홈의 이점을 등에 업고 108년만에 돌아온 올림픽에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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