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포츠계에서 아시아인은 체질적으로 단거리 육상 종목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
연약하고 작은 체격인 데다 허벅지의 근육조직이 약해 단시간에 스피드를 내는 파워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시아인들은 기민하고 정밀한 종목에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인이 체조나 다이빙에서 강하고, 일본인이 유도에 앞서며, 한국인이 궁도나 태권도에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했다.
◇ 그런데 이 오래된 정설에 도전하는 아시아의 두 젊은 선수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일본의 단거리 육상선수 스에츠구 신고(24)와 중국의 허들선수 리우 시앙(21)이 그들이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 부문 강력한 우승 후보이기도 한 이들이 월계관을 쓴다면 단거리 육상에서 아시아인들은 체질적으로 열세라는 정설을 뒤짚고, 단거리 육상 붐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일본 규슈 출신 스에츠구는 아테네 올림픽서 100m, 200m와 400m 계주에 출전한다.
그는 이미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올 6월 자그레이브 그랑프리서 100m서 은메달을 땄다.
그는 2000년 시드니대회 때 200m에 출전, 준결선까지 갔으나 아깝게 패하고 말았다.
스에츠구는 이번 대회를 위해 자신의 비밀 무기인 '난바'기술을 열심히 연마해 왔다.
'난바'란 일본 에도시대의 사무라이들이 힘을 적게 들이면서 빨리 걷기 위해 손과 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술로, 스에츠구는 이를 활용해 체력의 열세를 극복했다.
◇ 중국 상하이 출신의 리우 시앙은 지난 5월 일본 오사카서 열린 그랑프리대회 110m 허들에서 이 부문 세계기록 보유자 미국 알렌 존슨을 눌러, 기염을 토한 바 있다.
그는 이어서 각종 유럽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 중국의 체육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0억의 중국인들은 리우 시앙이 조국에 금메달을 안겨 줄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쪊올림픽에는 이변이 많고 아직 육상경기가 열리지 않아 장담할 수 없지만 스에츠구와 리우 가 월계관을 쓴다면 단거리 육상분야 아시안 열세론을 뒤집어, 스포츠계의 서방제국주의 고정관념을 말끔히 씻을 것이다.
두 선수의 선전을 기대한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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