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예선을 통과해 우리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가졌지만 더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돼 무척 아쉽습니다."
사상 첫 올림픽 축구 4강 진출을 노리던 김호곤 감독은 22일 새벽(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아테네올림픽 8강전에서 2-3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지만 예상보다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김 감독은 새벽시간까지도 잠을 자지 않고 거리응원까지 펼친 국민들에게 "앞으로도 마음 깊이 고마움을 새길 것"이라며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한국 축구의 재도전에 대해 김 감독은 "선수들이 국제경기 경험이나 개인기, 게임 운영능력이 아직 모자라다. 한국에서의 위치를 잊고 세계를 목표로 더 노력해달라"며 더욱 성장해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늘 경기는.
▲우리가 너무 어이없는 실점을 했기 때문에 따라가기 어려웠다. 두팀 다 멋있는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쉽게 골을 내준 이유는 무엇인가.
▲말리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수비진의 순발력 문제로 쉽게 점수를 내준 것 같다. 또 상대 스트라이커가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반면 우리 수비수들은 마크하는 위치를 잘 선정하지 못했다. 특히 오늘은 수비수들간 콤비네이션이 좋지 못했다. 공격에서 수비 전환이 늦어 코너킥 등 세트플레이 이후 역습을 많이 당했다.
--선수들의 경기 전 컨디션은.
▲선수들이 별로 긴장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파라과이 정도는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어제 마지막 연습에서도 컨디션이 좋았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간 뒤에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못했다.
--올림픽을 마친 감회는.
▲개인적으로는 세차례 올림픽에 출전했다. 첫번째나 두번째 모두 아깝게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는데 이번에는 예선을 통과해 '우리도 가능하다'는 자신감 가졌었다. 하지만 더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물러나게 돼 아쉽다. 국제 경기의 경험이나 개인적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아시아예선과는 달리 실점이 많았는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아시아에서 실점 안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세계무대에서는 다를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역시 올림픽 본선에 오니 수비 문제가 드러났다.
--와일드카드 기용으로 조직력 문제는 없었나.
▲유상철은 정상적으로 합류해 괜찮았지만 정경호가 문제였다. 좋은 자질을 지닌 선수지만 늦게 합류해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사실 이천수, 조재진, 정경호 정도면 매우 좋은 카드였다. 합숙훈련할 때부터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정말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최고의 와일드카드를 써야 4강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박지성이 오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오늘도 경기 전 선발 선수 기용을 놓고 고민을 많이 할 정도였다.
--1년6개월 동안 젊은 선수들을 지켜본 소감은.
▲초반보다 선수들이 많이 늘었다. 시작부터 묵묵히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특히 많은 성장을 이뤘다. 지금 당장 대표팀에 들어갈 만한 선수도 5명 정도가 있다. 하지만 매스컴을 많이 탄 선수들은 덜 발전한 것 같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아직 우리 선수들은 국제경기 경험이나 개인기, 게임 운영능력이 모자란다. 한국에서의 위치를 잊고 세계를 목표로 더 노력할 것을 부탁한다. 이번 경험을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
--지금까지 오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소집 이후 최종예선까지는 선수 차출이 가장 어려웠다. 그 이후에도 와일드카드 선발로 어려움을 겪었다. 막상 올림픽 본선에 와 보니 역시 세계의 벽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모자란다는 것을 느꼈다.
--차기 지도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은.
▲한국은 처음 조직될 때부터 합숙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로연맹과 협회가 조율을 잘해줘 해외에 나가 강팀과 경기해보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올림픽 축구에 대한 성원이 뜨거웠는데.
▲밤잠을 설치면서 관심을 가져준 국민들과 그리스까지 응원하러 온 붉은 악마들에게 매우 감사한다. 앞으로도 마음 깊이 고마움을 새겨놓겠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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