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100'이란 숫자는 상스러운 의미를 가진 숫자 이상의 대접을 받았다. '百壽百福'이라는 말처럼 옛사람들은 천수(天壽), 곧 하늘이 내린 인간 수명은 백이며, 인생 백 년을 가장 큰 복이라고 믿었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시 수성구 지산1동에 위치한 대구지산교회(담임목사 방상국)는 복을 받은 교회다. 구한말인 지난 1905년 4월에 세워졌으니 내년 4월이면 꼭 100세가 되기 때문. 대구지역 교회로는 지역 모(母) 교회인 대구제일교회와 칠곡교회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지산교회는 목사나 선교사가 아닌 일반 교인들이 뜻을 모아 세웠다는 점에서 다른 교회와 차별된다.
당시 대구성 안에 위치한 대구제일교회에 다니기가 너무 힘들어 한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지산교회의 모태가 된 것. 대구성 밖에서도 본격적으로 전도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이후 1907년 현 위치에 예배당이 들어섰고 미국인 선교사들이 시무를 했다. 또 교육기관이 부족하던 시절 계남학교(1910년)를 세워 근대교육을 하기도 했다.
이 교회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누구든지 들어와 예배를 보거나 쉴 수 있게끔 담장을 허물고 문턱도 낮췄다. 기독교인이건 아니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교회가 돼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인근 노숙자들 사이에는 교회가 마음 편히 찾는 공간으로 통할 정도다. 최근 들어 노숙자들의 방문횟수가 늘면서 교회에서는 주일만 되면 붕어빵을 구워 그들을 대접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예배가 끝나면 교인들은 인근 복지관이나 양로원 등에 들러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홀로 계신 노인들의 생활비를 후원한다.
또 일부 교인들은 무학산, 용지골 등 등산로를 찾아 대청소를 하며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얼마 전에는 교회 인근 다가구주택을 구입, 선교복지관으로 만들었다. 모자가정이나 소년·소녀가장에게 줄 공간이라고 했다.
방상국 담임목사는 "100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주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제 1세기를 보낸 시점에서 다음 2세기에는 지역 주민들과 더욱 친숙한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페이지 http://cafe.daum.net/jisanmadang, 053)782-2134.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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