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가 읽어주는 전래동화-단 방귀와 단 똥

옛날 옛적 어느 곳에 형과 아우가 살았어. 그래, 너희들이 짐작한 대로 형은 욕심쟁이고 아우는 착했지.

하루는 형이 아우한테 나무를 해 오라고 시켜서, 아우는 지게를 지고 산에 가서 나무를 했어. 한창 나무를 하다가 보니 저만치 바위틈에 뭔가 졸졸 흘러내리는 게 보이더래. 가까이 가 보니 노랗고 끈적끈적한 것이 한도 끝도 없이 흘러내리는데, 손가락에 딱 찍어서 맛을 보니 아주 달아. 그게 죄다 꿀이야. 아우는 마침 배도 고프던 참이라 그 꿀을 맛나게 먹었지. 아주 실컷 먹었어.

그러고 나서 방귀를 뀌니까 아주 단 냄새가 솔솔 나거든. 단 꿀을 많이 먹어서 그런 모양이야. 아우는 아주 신이 났어.

'야, 이거 아주 수가 났다.

'

" 방귀 사시오. 단 방귀 사시오."

이러면서 돌아다녔지. 돌아다니다가 그 고을 원님이 있는 동헌 앞에까지 갔어. 거기서 단 방귀 사라고 소리를 쳤지. 원님이 그 소리를 듣고 당장 사령들을 시켜 아우를 불러들였어. 그래서 아우는 원님 앞에 불려 갔지.

" 방귀를 판다는 것이 참말이냐?"

", 그렇습니다.

"

"어디 한번 뀌어 보아라."

아우가 방귀를 한 방 뀌니까 아주 단 냄새가 솔솔 나거든. 원님이 냄새를 맡아 보니 아주 좋단 말이야.

"한번 더 뀌어 보아라."

아우가 방귀를 또 한 방 뀌니까 또 단 냄새가 솔솔 나지. 원님은 재미가 나서 자꾸 자꾸 뀌어 보라고 하고, 아우는 신이 나서 자꾸 자꾸 뀌었어. 그러다 보니 온 동헌마루가 단 냄새로 꽉 찼지. 원님은 좋아라 하며 아우에게 단 방귀 값으로 돈을 많이 줬어. 그걸 받아 가지고 아우는 부자가 됐어.

형이 그 소문을 듣고 아우를 찾아와서 어쩌다 부자가 됐느냐고 물어. 아우는 사실대로 다 말해 줬지. 산에 가면 바위틈에서 꿀이 많이 나오는데, 그걸 먹으면 단 방귀가 나온다고 말이야.

형은 그 길로 산에 올라가 꿀이 흘러내리는 바위를 찾았어. 그리고 꿀을 실컷 먹었지. 아주 배가 터지도록 먹었어. 그리고는, 이 욕심쟁이가 자기 밑구멍을 돌로 꽉 틀어막았어. 방귀를 참았다가 한꺼번에 많이 뀌어서 돈을 많이 벌려고 그런 거지.

그렇게 해 가지고 형이 원님을 찾아가서 소리쳤어.

" 방귀 사려. 단 방귀 사려."

그러자 원님이 형을 동헌에 불러들여서 어디 한번 단 방귀를 뀌어 보라고 했어. 형은 돈을 많이 벌려는 욕심으로, 그 동안 참았던 방귀를 한꺼번에 내놨지. 그랬더니 글쎄 단 방귀가 안 나오고 다른 게 나오더래. 뭐가 나왔는지 알아? 그래, 단 똥이 나왔어. 단 똥이 한도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와 가지고, 그만 자기가 자기 똥 속에 푹 파묻혀 버렸어.

아직도 '어푸어푸' 하고 있대.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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