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부족 사태가 연례 행사처럼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환자가 수술에 앞서 자신의 혈액을 채혈했다가 수술 때 수혈하는 '자가수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가수혈은 다른 사람의 혈액 수혈에 따른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 간염 등 각종 질환의 감염 우려와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AIDS 파동을 겪은 1980년대 이후 본격화된 것.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되지 못했는데 최근의 감염 혈액 파동에 따른 헌혈 감소로 혈액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병원들이 환자들에게 자가수혈을 유도하고, 일부 환자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지난주부터 자가수혈의 장점과 방법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병원 내 게시판에 부착, 환자와 보호자들을 상대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전동석 동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자가수혈의 장점이 많아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응급이 아닌 예정된 수술의 경우 자가수혈이 선호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채혈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인해 기피됐는데 최근 들어 일부 환자들이 자가수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북대병원은 전체 수혈 건수에 비해 자가수혈이 5%에도 못 미치지만 예약 수술이 많은 치과를 중심으로 자가수혈이 늘어나 한달 평균 10~20건에 이른다.
박성화 경북대병원 혈액은행 실장은 "혈액 부족과 감염 혈액 공급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대부분 환자들은 자가수혈을 아직도 꺼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예약 수술이 많은 치과 등 일부 진료과와 젊은 환자들을 중심으로 자가수혈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일본 도쿄대학병원의 경우 수술로 인해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44%가 자가수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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