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출신 알리면 시민들이 무시"

"모든 분들의 진심은 마음의 텅빈 구석을 사랑과 희망이라는 맑은 물로 가득 채워 주는 삶의 오아시스요, 사랑의 오아시스입니다.

"

탈북자들을 위한 국내 첫 민간단체로 지난해 6월 대구에서 문을 연 '북한이주민지원센터'(소장 한재흥 목사)가 지난 4월 창간한 탈북 이주민 소식지(계간지) '하나로 어우러지는 사람사이'에 소개된 글이다.

이 글을 쓴 이는 탈북에 성공, 대구에 온 지 서너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학교에서 강의를 맡는 등 우리 사회의 정착에 성공한 정모씨.

정씨는 '오아시스'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자신의 정착을 도와준 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200여명의 탈북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사람사이'는 창간호 400부에 이어 2호는 찾는 곳이 적지않아 600부로 발행 부수를 늘렸다.

탈북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후원하는 기관이나 단체, 관련기관, 개인 등에 보내는 16쪽짜리 '사람사이'는 탈북자들의 소식과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내용들을 싣고 있다.

특히 창간호와 2호에 소개된 북한 이주민들의 여론조사는 이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게 하고 있다.

두차례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 이주민들은 가장 시급한 것으로 취업을 꼽았고 공부, 남한 사람과의 만남 순으로 답해 우리 사회의 현실 적응을 위한 절실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남한사람들에 대한 주문으로는 '솔직하게 대해 달라'와 '동등하게 대해 달라, 무시하지 말라'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이와 함께 경제적 생활만족도는 대부분이 부족하다거나 그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직업을 구할 때 가장 힘든 점은 언어문제와 북에서 왔다고 하면 월급을 적게 주려 하는 북한에 대한 선입견 등을 꼽았다.

북한이주민지원센터의 허영철 상담실장은 "대구시민들이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이주민들을 바라보도록 하고 이주민들에게 도움되는 정보와 소식 등을 전하기 위해 소식지를 만들었다"며 이들을 위한 시민들의 이해와 포용을 당부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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