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속앓이가 확 뚫린 기분입니다.
"
청각 장애인인 정재운(52.수성구 범물동)씨. 그는 10일 오후 수십년을 지녀 온 '질병의 고통'을 말끔히 씻어냈다.
대구청각언어장애복지관과 구병원의 후원으로 정씨를 괴롭혀 온 치질수술을 무료로 받은 것.
10여년 전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완쾌되지 않았다는 정씨는 청각장애2급,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수술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불편한 생활을 10년 동안이나 참아야만 했다.
정씨는 5살 때 중이염으로 인해 청각장애가 시작, 현재 오른쪽 귀는 신경이 없는 상태. 자동차 부품공장, 가구공장, 염색공단 등을 전전하며 생활을 유지해 왔지만 가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었다.
정씨는 이런 생활로 인해 20대 초반부터 치질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생활고로 아내 등 가족마저 떠나 친척의 도움으로 겨우 생활하는 정씨는 "그동안 괴롭혀왔던 모든 고통이 물러가고 새 삶을 찾은 것 같다"며 "주위의 아낌 없는 도움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날만 남았는데 이 은혜를 평생 갚아가는 심정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무료수술에 나섰던 구자일(46) 구병원 원장은 "지난 91년부터 무의탁 소년소녀와 장애인, 재소자, 불법체류자 등 사회에서 소외받은 사람들의 치료와 함께 사회복귀를 지켜봤다"며 "따뜻한 손길 하나가 그들에겐 용기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의 수술을 부탁한 대구청각언어장애복지관의 장수정(26.여) 직업재활사는 "5천800여명의 대구지역 장애인들 중 의료문제가 해결되면 대부분 사회생활이 가능하다"면서 "복지관과 병원이 연계해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문현구 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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