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세핀 노비소 '미사의 무게' 펴내

신앙인에게 가장 가치있는 것은 기도다.

가톨릭 교리에서 '미사'는 교회의 모든 기도 가운데 가장 큰 기도로 간주된다.

최후의 만찬에서 유래된 미사는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며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인 동시에 교회 공동체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성격을 띤다.

이처럼 큰 의미를 지니는 미사의 무게는 어느 정도 일까. 매일 먹는 음식의 값어치보다 미사가 무거울 수 있을까. 조세핀 노비소의 '미사의 무게'(으뜸사랑 펴냄)는 먹고 사는 삶의 무게가 신앙의 무게보다 무겁다고 느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별 생각없이 드리는 미사가 사실은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흥미롭게 일러준다.

먼 옛날, 어느 나라의 백성들은 모두 가톨릭 신자였지만 갈수록 신앙 생활에 무관심해졌다.

그 나라 임금님은 곧 결혼식 미사를 올릴 예정이지만 미사에는 신앙생활을 하는 노인 몇 분만 참석할 예정이다.

결혼식 당일 미사 전에 초라한 행색의 할머니가 유명한 빵집에 들어가 빵장수를 위해 미사에 참례하겠다며 빵 한 조각을 구걸하고 빵장수는 그런 할머니를 조롱한다.

장난처럼 얇은 종이 조각에 '미사 한 대'라고 써서 저울에 달아본 빵장수는 아무리 많은 빵을 저울 위에 올려놓아도 그 종이 한 장의 무게보다 가벼운 것을 보고 놀란다.

저울에 계속 빵을 올려놓고 심지어 임금님 결혼식에 쓸 거대한 축하 케이크를 올려놓아도 종이가 더 무거운 것을 본 주변 사람들은 그제야 미사의 가치를 깨닫고 결혼식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성당으로 떠난다.

빵장수는 빵을 구걸했던 할머니에게 빵을 모두 가지라고 말하지만 할머니는 빵 한 조각만을 챙긴다.

그리고 빵장수와 그 아들, 할머니는 함께 미사에 참례하러 성당으로 향한다.

왜 빵 한 조각만 챙겼느냐는 빵장수의 물음에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미사 한 대 값으로 빵 한쪽만을 달라고 했으니 부끄러워요. 저도 미사에 매일 참여했지만, 미사의 무게를 몰랐거든요."

수채화로 그린 삽화는 등장 인물들의 표정과 옷자락 하나하나까지도 살아 움직이는 듯 섬세하게 표현해 기적같은 이야기에 사실감을 더한다.

르네상스 시대를 살다 간 이탈리아 출신의 성인 알퐁소는 말했다.

"미사는 그 가치가 무한합니다.

반면에 모든 성인과 천사들의 기도나 선행은 비록 하느님께 말할 수 없이 큰 영광을 드린다 해도 유한할 뿐이며 미사의 무한한 희생과 전혀 비교의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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