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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편지-교육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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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4일 내놓은 '특목고 정상화 방안'을 두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이야기가 많다.

대학 특정 학과 진학을 위해 특목고에 가는 게 얼마나 유리한가, 다른 학과 진학을 생각하면 특목고 진학이 얼마나 불리한가, 이런 불리함과 비교했을 때 특목고의 안정된 면학 분위기라는 장점은 과연 우위에 있는가…

특히 외국어고에 이미 지원했거나 과학고 지원을 하루빨리 결정해야 하는 중3생 학부모들로선 애가 타는 분위기다.

올해 초부터 교육부가 이 같은 정책 방향을 사실상 예고했기 때문에 짐작 못 한 상황은 아니지만 교육부가 이를 언제 어떻게 결정해 발표할지, 그에 따른 결과는 앞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하나하나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특목고 교사들이나 교육청 관계자들은 특목고 진학이 반드시 대학 진학에 불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래의 목적에 맞게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설명한다.

반드시 의대나 법대에 가야겠다고 고집을 피우지 않으면 우수 학생들을 선발해 운영하는 특목고가 학생들의 성장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또한 의대와 법대가 머잖아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고, 누구든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의대나 법대에 가겠다면 대학의 동일계 학과로 진학한 뒤 충분히 노릴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정부의 이번 특목고 대책은 모처럼 방향을 잘 잡은 일이라고 칭찬받을 만하다.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외쳐왔던 교육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우리 교육은 '정상화'를 지상 과제로 삼아왔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자리로 돌려놓은 것이 교육당국의 정책 목표라는 사실이 당연시되고, 실제 결과가 그렇게 나타나는지 아닌지에 각 교육주체들과 언론, 사회 전반이 나서서 주목한다.

발전이나 진보가 아니라 고작 정상을 추구하는 기가 막힌 과정들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사이에 발전이나 진보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모처럼 환영받는 듯한 특목고 정상화 방안의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 교육을 비정상적으로 몰고 가는 원인을 찾아 뿌리 뽑지 않고는 정상화라는 기본적인 과제조차 해결할 수 없다는 역사적 원리를 지적하는 것이다.

이 평범한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비정상화의 원인을 교실 붕괴나 입시 위주 교육, 학부모의 빗나간 교육열 등 한두 가지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게 온전히 책임을 지우려 해 왔고, 내 탓보다 남 탓을 먼저 하는 데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세계 각국은 저만치 앞서 가는데도 말이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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