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체육시설의 일보 진전인가, 애물단지인가?'
흙먼지 풀풀 날리던 학교 운동장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육상 경기장과 같은 우레탄 트랙을 깔거나 농구·배구·배드민턴 등 다양한 경기를 할 수 있는 우레탄 구장을 갖추는 학교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것.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인 트랙과 구장의 관리가 만만치 않아 자칫 학교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설치 경과
우레탄 트랙과 다목적 구장 조성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난 2001년부터 매년 2~4개 학교를 선정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 교육청도 올해부터 2008년까지 매년 20개 학교에 7천여만원을 지원해 다목적 구장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레탄 트랙과 구장을 설치하는 이유는 우선 먼지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 학생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무릎 등 신체 충격과 부상 방지 효과도 크다.
우레탄 트랙을 만드는데는 대략 2억원, 다목적 구장 시공에는 7천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2001년부터 시작된 학교환경개선사업을 통해 현재 대구에는 15개 학교가 우레탄 트랙과 다목적구장을 갖추었으며, 20개 학교는 다목적 구장이 설치됐다.
경북에도 모두 15개 학교에 우레탄 트랙과 구장이 만들어졌다.
▲달라진 학교
경북여고의 경우 2002년 우레탄 트랙과 다목적 구장을 시공하고 지난해 잔디심기 공사를 완료해 흙먼지로 가득했던 운동장이 산뜻하게 탈바꿈했다.
이 학교 이천우 교장은 "운동장에 물이 고이지 않아 비가 온 뒤에도 체육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없는데다 점심시간에 잔디밭에서 학생들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며 "한국 잔디를 심어 관리에도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은 편. 2학년 김진희(17)양은 "먼지가 나지 않는 데다 탄성이 있어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게 마음에 든다"며 "교실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운동장의 푸른 잔디를 보고 나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이처럼 우레탄 트랙과 다목적 구장은 흙먼지를 줄여주는 잔디 구장과 맞물릴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대구 수성여중도 곧 잔디 공사를 할 예정이다.
▲골칫거리 될 수도
이에 반해 다른 대부분의 학교는 사정이 틀리다.
마사토가 가득한 운동장에 우레탄 트랙만 설치, 우레탄이 흙과 뒤범벅되는 경우가 잦은 것. 우레탄은 흙이 들어갈 경우 표면이 뜯어져 나가 유지·보수가 어려워지며 배수력이 떨어지는 등 문제를 일으킨다.
현재 대구시내 10개 초·중·고교엔 우레탄 트랙과 다목적 구장만이 설치돼 있으며 20개 학교에는 아예 우레탄 다목적 구장만 설치돼 주변의 마사토와 뒤엉겨 있는 실정이다
정지형(37) 경북기계공고 체육교사는 "바람에 흙이 날리는데다 학생들이 뛰어놀다 보면 우레탄에 흙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별다른 대안이 없어 주기적으로 학생들을 동원해 빗자루로 흙먼지를 쓸어낸다"고 말했다.
서영일 아양초교 교장은 "잔디를 깔면 더없이 좋겠지만 관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 많은 학교가 포기한다"며 "특히 초등학교나 남자 중·고교는 축구를 즐기는 학생이 많아 잔디 유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탓에 당장은 우레탄 트랙만으로 만족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종영 대구시 교육청 장학사는 "예산이 부족한 탓에 우선 우레탄 시공만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잔디 조성은 장기적 계획을 통해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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