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고속철 완충녹지 조성에 관한 제언

"폭 20~30m정도 넓혀 동서 생태축 복원해야"

경부고속철도의 대구구간 통과방법을 두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 지하화냐 지상화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으나 대구시가 마침내 지상화로 방침을 정하면서 철도 양쪽에 각각 10m 정도의 완충녹지를 조성하겠다는 보도를 최근 접했다.

완충녹지가 조성되면 도시화의 진행으로 파괴됐던 동서의 생태축이 비로소 복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기대가 크다.

아울러 지금까지 경부선 철도로 장애가 되었던 도시의 남북을 균형적으로 개발하여 대구 발전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향후 조성될 완충녹지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도심구간의 완충녹지의 폭을 20~30m 정도로 넓혔으면 한다.

녹지의 기능이 오염된 대기의 정화와 소음 및 진동의 저감에 있는 만큼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좋겠다.

지가가 높아 용지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산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면적을 넓히고 계획부지 안에 국·공유지가 있을 경우 구태여 일직선으로 할 필요없이 모두 포함시켰으면 한다.

둘째, 상록수 중심으로 나무를 심었으면 한다.

상록수는 계절의 변화에 다소 둔감해 경관적으로는 낙엽활엽수나, 화목류에 뒤지지만, 잎이 많고 가지가 빽빽하기 때문에 공해를 줄이는 효과가 활엽수에 비해서 크고 특히 겨울철에는 낙엽수에 비해 그 효과가 훨씬 높다.

소음방지를 위한 방음벽은 완충녹지의 가장자리보다는 안쪽에 설치해 숲으로 차폐하는 것이 도시미관에 좋을 것이다.

셋째, 야생조수의 서식이나 이동이 용이하도록 조성해야 한다.

완충녹지는 경관을 향상시키거나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아닌 만큼 굳이 미관에 중점을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

따라서 공해를 저감시키는 데에 우선을 두되, 동서로 이어지는 생태축의 역할을 강조해 야생조수의 서식·이동 통로가 되도록 열매가 열리는 식물도 심고 '비오톱' 조성도 고려했으면 한다.

대구시는 그동안 추진했던 푸른 대구 가꾸기로 공원·녹지면적이 국제수준을 능가했고, 하수 처리능력의 초과달성, 신천의 유지수 방류 등으로 국제적인 환경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에 조성되는 완충녹지를 통해 생태축을 구축한다면 환경도시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정웅 (대구시 전 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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