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술고사 전망·대책

200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33개로 전년도보다 9개가 늘어났다.

학생부와 수능 성적의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마지막 단계에서 논술고사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경향도 발견된다.

수험생들 입장에선 대학별 전형이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이다.

수능시험을 끝냈다는 해방감도 느끼기 전에 곧바로 논술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별 요강=논술고사 반영 비율은 서울대와 고려대, 서강대가 10%이며 연세대, 한국외대 등이 5% 또는 그 미만이다.

주요 출제 경향은 대부분 동서고금의 고전을 제시문으로 낸 뒤 이를 최근의 시사 문제와 연결해 논지를 펼치도록 하거나, 두 개의 제시문을 비교·종합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룬다.

분량은 서울대 2천500자, 연세대 1천800자, 고려대 1천600자, 한국외대 1천200자, 성균관대는 B4 용지 양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04학년도 논술고사의 특징=2003학년도에 인간과 사회에 관련된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것과 달리 2004학년도에는 과학기술과 세계화 속에 부딪히는 삶의 본질적 문제, 사회 변혁 속에 대두되는 사회 구조와 인간성에 초점을 둔 논제가 많았다.

제시문은 예년에 비해 분량이 적고 쉽게 읽히는 평이한 내용이 많았다.

문학 작품의 제시 빈도가 줄어든 대신 논리적인 글들이 크게 늘어났다.

또 통계자료나 도표, 그림 등이 거의 나오지 않은 것도 특이하다.

제시된 글의 난이도는 높이 않은 편이었으나 상위권 일부 대학이 몇몇 제시문은 고도로 함축된 내용이어서 독해가 까다로웠다.

영어 지문의 강세도 계속됐다.

경희대, 성균관대, 한양대가 계속 영어 지문형을 출제했으며 동국대가 요약형 영어 지문을 출제했다.

요약형은 수험생의 제시문 파악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올해 논술고사를 부활하는 서울대가 요약형 문제를 출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학년도 논술고사 대책=평이한 제시문과 논제를 제시하면서 인간과 사회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을 고찰하는 형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지문 활용도 마찬가지다.

평이한 제시문과 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풍부한 배경 지식이 요구된다.

평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하며 신문이나 교과서, 참고서의 언어 비문학 영역 등도 좋은 자료가 된다.

인문 사회계열 수험생은 역사와 철학, 정치와 경제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교과 내용과 시사 현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자연계열에 지원할 경우 수학, 과학의 기본 공식과 이론을 정확하게 알아둬야 한다.

기출문제는 해당 대학의 논술고사 경향과 특징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각 대학이 해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지만 선호하는 문제 형식과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 홈페이지에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으므로 챙겨둬야 한다.

글쓰기는 한두 번으로 쉽게 늘지 않는다.

논리적인 표현과 문단 구성, 형식 등에 대한 이해를 글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여 편 이상 써봐야 감이 잡힌다.

완성된 글은 친구들이나 담임 교사 등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는 것이 좋다.

◆잘못된 답안 유형=채점관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학생들의 글이 상투적이라는 사실이다.

준비해온 답안을 옮겨온 것처럼 천편일률적인 답안이 많다는 것이다.

논술 준비 과정에서 글쓰기의 기본 원리와 정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만 매달린 데 원인이 있다

지나치게 서론-본론-결론의 형식에 매달리면 좋은 답안을 내기가 어렵다.

논의의 반복이 심해질 수 있는데다 자신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도 쉽지 않다.

서론과 본론을 가급적 짧게 요약, 서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엇갈리는 주장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지 않고 절충된 논의를 펼치는 것도 거슬릴 수 있다.

한두 가지 사례를 확대하거나 박약한 논거를 무리하게 이끌어가다 오류에 빠지기도 한다.

주어진 논제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분명한 입장을 쓸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문장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쓰되, 진부한 내용을 논지에 끌어들이거나 다른 사람의 견해를 그대로 원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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