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신지체아와 고락 함께하는 유화스님

"어려운 세상일수록 더불어 함께 살아야지요. 부처의 자비를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고요."

불교에서 중생 교화 방법 중 하나인 '동사섭'(同事攝·중생과 더불어 고락을 같이 하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경산 천운사 유화(唯化) 스님.

유화 스님은 지난 89년 정신지체아 6명을, 97년 IMF때는 노숙자 40여명을 도량내에서 헌신적으로 돌봤다.

스님이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지역주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을 거두기에는 너무 힘들고 자금도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 그 이유. 그때 스님은 "모든 세상 이치가 인연에서 비롯되며 재미있으니까 한다"고 말했다.

한번은 병든 행려자를 인근 파출소에 데려가 병원에 입원시켜달라니까 왜 무허가로 하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그때 스님은 "거지 밥 주는데도 허가를 내야 하냐"고 반문했다고.

이를 계기로 유화 스님은 2001년 비영리사회복지법인인 '정토마을안락원' 인가를 받아 지금까지 정신지체아 20여명을 돌보고 있다.

'노가다 스님'으로 불러달라는 유화 스님은 무료급식 장보기, 절내 건축일, 텃밭가꾸기 등 손수 일을 찾아하고 있다.

또 매주 월요일 대구역에서 노숙자를 위해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선진국이 될 수록 정신수준이 따라가지 못하면 소외돼 노숙자가 된다"는 스님은 "경제적 어려움보다 정신적으로 사회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 흐르는대로 사는 게 인생"이라는 유화 스님은 "정신지체아 10여명을 더 수용할 보금자리를 만드는 일에 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053)852-7888.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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