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오지명 감독 '까불지마'

하도 웃어서 눈물이 날 정도다.

시트콤의 전설이 된 '순풍산부인과'의 오지명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푼수끼를 발산한 노주현, 여기에 전혀 코미디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최불암식 유머까지 잘 버무린 한 편의 영화 얘기다.

내달 3일 개봉하는 '까불지마'(제작 JU프로덕션)는 오지명의 감독 데뷔작으로 제작 발표 때부터 화제가 됐던 영화. 시대 상황을 풍자하는 듯한 뉘앙스의 제목을 단 이 영화는 복수를 위해 다시 뭉친 왕년의 건달들의 이야기다.

벽돌(최불암), 개떡(오지명), 삼복(노주현)으로 변신한 이 중견배우들의 망가진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난다.

영화는 벽돌과 개떡의 '맞짱' 장면에서 시작한다.

은퇴를 선언한 보스가 넘버2와 넘버3인 두 사람에게 함께 조직을 관리하라고 말한 것이 발단. 결국 주먹으로 조직 보스 자리를 가리자고 약속하고 심판으로는 동생 삼복을 세운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했던가. 조직의 한참 '쫄따구'인 동팔(김학철)의 계략에 휘말려 둘은 감옥살이를 하게 되고, 복수의 칼날을 갈며 15년을 감옥에서 기다렸던 그들은 마침내 출소한 뒤 삼복을 만나게 되면서 이들 삼인방은 복수의 화신으로 변한다.

그러나 동팔도 경찰에 잡히면서 그들의 꿈이 물거품이 될 찰나, 동팔은 자신의 딸을 보호해주면 거액을 내놓겠다고 제안하는데….

기본얼개만 놓고 보면 화장실 유머만을 고집하는 그저 그런 영화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인지 방송과 영화계에서 잔뼈가 굳은 65세의 이 노장 신인감독은 대신 캐릭터에 단단함을 입힌 듯하다.

따뜻함과 의리, 그리고 묵직함이 돋보이는 벽돌, 단순·무식·과격이 장기인 개떡, 잘생긴 외모와 잔머리가 특기인 삼복 등 주요 캐릭터들의 성격은 배우들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객석의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할 정도로. 물론 웃음과 감동, 볼거리에다 중견 배우들의 망가지는 모습까지 코미디 영화가 지녀야할 것들은 모두 갖춘 느낌이다.

문제는 감독의 이 같은 유머가 요즘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통할지 여부. 배꼽이 빠지기를 바랄 정도로 큰 기대는 너무 지나친 요구일까. 상영시간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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