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모 DNA가 없어요"…미아찾기 '난관'

경찰청이 지난 4월부터 장기미아찾기를 위해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섰지만 부모들의 자료 미비로 난관에 부딪혔다.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11월까지 전국의 보호시설에 있는 무연고 아동 9천330명의 DNA 시료를 채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나 부모측 DNA 자료가 413명에 불과해 아동과 부모간 대조가 어려워졌다.

대구경찰청도 아동 DNA는 755명분을 확보했지만 부모 및 형제 DNA는 30명분 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DNA 검색을 통해 부모 및 형제를 찾은 경우는 모두 11건이며, 이 중에는 지난 8월 서로 다른 장소에 버려진 뒤 대구아동복지센터에 함께 있다가 남매로 확인된 재현(3·가명)이와 상미(1·여)도 포함돼 있다.

미아와 부모간 DNA 대조가 시작되더라도 실제 가족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국과수가 보관 중인 부모측 DNA 중 상당수가 편부 또는 편모뿐이어서 완벽한 대조가 어렵기 때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센터 관계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전자가 모두 확보돼 있으면 아동과의 일치여부를 확인하기가 비교적 쉽지만 한쪽만 있을 경우엔 그만큼 확률이 떨어진다"며 "일단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아동들을 분류해 낸 뒤 일일이 분석·대조해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부모측 DNA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이유는 미아가 발생한 지 오래돼 부모들이 포기했거나 신고 당시 주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렸기 때문. 또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동인 경우 부모들이 잠적해 버리기 때문에 DNA 확보가 불가능하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에 따르면 매년 3천~4천명에 이르는 미아 중 평균 95% 정도가 보호자에 인계되며, 나머지 200~300명은 장기미아로 남는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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