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 첫 주말인 11, 12일 양일간 포항은 한마디로 '교통 대란 속 즐거운 비명이 이어진 주말'이었다.
포항 시가지는 종일 극심한 교통체증 현상을 보였고 죽도시장이나 북부해수욕장 등의 횟집, 해산물 가게는 물론 일반 식당이나 음식점, 주차장, 영덕 강구 등에도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죽도시장 어시장 상인들은 IMF 이전보다 낫다는 반응이었다.
▲포항시가지 진입이 문제
일요일인 12일 오후 3시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우방아파트 바로 서쪽에 위치한 연화재 4거리. 대구~포항 고속도로 종착점인 대련IC에서 빠져나온 차들이 포항 시가지를 통과하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외지 차들이 뒤섞여 체증은 더욱 심했다. 죽도시장이나 북부 해수욕장, 구룡포 등지로 가려는 차들이 방향을 몰라 혼란에 빠진 것. 게다가 교통경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
이날 대련IC~죽도시장(약 8㎞)까지 걸린 시간은 40분~1시간. 대구(도동IC)~포항(대련IC) 간 40분과 비슷하거나 길을 잘못 택할 경우 오히려 10~20분이 더 걸렸다.
김상문(46·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포항요금소에서 나눠준 길 안내도와 시가지 표지판이 많이 차이가 나고 죽도시장 등 주요 관광지 도로 표지판 역시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꽉 막힌 죽도어시장 진입로
옛 포항우체국, 포항역, 육거리 등 죽도어시장으로 가는 진입로 곳곳이 심한 체증을 빚었다. 차를 두고 아예 걸어 죽도시장으로 향했다. 의경 이봉영(20)씨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포항시내 교통체증이 조금씩 심해지더니 오늘은 평소 일요일보다 몇 배나 더 심하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 횟집에 온 권태복(43·대구시 동구 지저동)씨는 "죽도어시장 부근 주차가 안돼 다른 곳에 차를 두고 걸어왔다"면서 "포항요금소에서 이곳까지 40분이나 걸렸다"고 불평했다. 죽도시장 인근 유료주차장들도 공간이 없어 차를 돌려 보내느라 애를 먹었다.
▲넘치는 죽도 회타운
죽도 회타운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골목길은 물론 횟집마다 대구 등 외지 손님들로 넘쳤다. 어물전은 물론 건어물전도 평소 주말보다 배 이상 매상이 늘었다. 죽도회상가연합회 박삼식(53) 회장은 "주말 손님들이 너무 많아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지 못해 안타깝다"며 "앞으로 주차장확보, 가격 할인 등 대고객서비스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약속했다.
건어물 코너 대성상회의 주인 김복용(51)씨는 "평소 주말매상의 몇 배가 되는 등 IMF 이전 시장 경기를 되찾았다"며 "앞으로 횟집들과 포항시는 고객만족을 위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숨소리 높은 경주시
경주보문단지와 남산 일대는 평소 휴일보다 전체적인 내방객·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도로공사 경주영업소에 따르면 12일 하루 동안 경부고속도로 경주톨게이트를 통과한 차량(진입 2만5천601대, 진출 2만1천691대)은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 전인 지난 주말보다 각각 10% 가량 줄어들었다.
상인들의 체감관광객 감소 정도는 훨씬 심각했다. 보문단지 인근 ㅎ식당 주인은 "낮시간 손님은 포항고속도로 개통 이전에 비해 30% 가량 줄었고 저녁 손님은 한 팀도 받지 못했다"며 "설마 했는데 정말 큰일 났다"고 울상을 지었다. 경주의 유명업소인 보문단지 ㅁ식당과 쪽샘 근처 ㅇ식당, 팔우정 로터리 일대 해장국집 등 업주들은 "새 길 하나 개설됐다고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고 했다. 상인들은 "지난해부터 제기된 고속도로 개통 이후의 상권변화 등에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잘못"이라며 반성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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