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지키고 있는 국회 법사위 회의장은 14일 긴장감이 돌았다.
열린우리당이 이날 아침 기습상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전체 의원과 보좌진에 소집령이 내렸기 때문.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 등 부대표단, 법사위원과 보좌진은 긴급히 출입구 바리케이드를 보강하는 등 기습에 대비했다.
벌써 일주일이 넘도록 공방을 벌이고 있는 국회 법사위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전투력을 배양하는 곳으로 통한다.
그동안 여당에 비해 전투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던 한나라당이 법사위 점거를 통해 의원들의 전투력을 배가하고 있다는 것. 이 기회에 '여당 같은 야당' '유순한 야당'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의원들이 전했다.
서울·수도권과 충청·강원 의원들은 1조, 대구·경북 2조, 부산·경남 3조로 나뉘어 각 조가 주·야로 법사위를 지키고 있다.
한 지역의 의원들은 6일에 한 번씩 철야근무를 해야 한다.
의원들도 점거 일주일째를 맞으면서 점차 지치고 있지만 각 조 조장들이 무단결석 의원들을 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이유없이 자리를 비우지도 못한다.
의원 외유도 모두 금지됐고 외유중인 의원들도 서둘러 귀국하고 있다.
주성영(朱盛英) 의원은 "공정거래법과 관련한 정무위 농성 때부터 단련이 됐기 때문에 의원들의 전투력이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여당이 국보법 폐지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법사위장에 솥단지를 걸어놓고라도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박근혜(朴槿惠) 대표도 주말과 휴일 일정을 비웠다.
지난 11일 충남 예산 방문일정을 취소하고 법사위를 지키던 대구 의원들과 점심을 같이 했고, 일요일에는 법사위장을 직접 방문했다.
박 대표는 "국회 상황이 이런데 대표라고 자리를 비울 수 있느냐"라며 동참의지를 보였다
대구·경북 조장을 맡고 있는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그러나 "의원들의 전투력에 아직은 문제가 많다.
점거와 농성을 아직도 어색해 하는 의원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사진: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장윤석 법사위 간사,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14일 오전 국회 주요당직자 회의
시작에 앞서 법사위 점거관련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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