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뒷자락인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 하늘 아래 첫 동네에 자리한 남대교회. 첩첩산중 두메산골에 있는 이 교회도 성탄 준비로 바쁘기는 도심의 여느 큰 교회와 마찬가지다.
마을 회관을 개조해 만든 20평 남짓한 남대교회 예배당과 2년 전 이곳으로 왔다는 전도사 부부가 살고 있는 관사는 24일 밤 성탄절 준비로 분주했다. 성탄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전도사 부인 황혜옥(27)씨와 마을 노인 두 분이 성탄절 행사에 사용할 만두를 빚고 있었다.
허정일(31) 전도사는"성탄 축하예배가 끝나면 동네 어른들을 초대해서 만둣국 끓여 놓고 동네 잔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꼬마 신도들이 가장 같고 싶어하던 장난감을 선물로 준비했다"는 허 전도사는 "애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연상돼 즐겁다"고 말했다.
남대교회 신자는 전도사 부부를 포함해 이유현(9)·석현(10) 형제와 임은경(10)·상호(11) 자매, 마숙용(89) 할아버지, 박정열(69) 할머니가 전부다.
1984년 생긴 남대교회는 이 마을 학생들의 독서실이자 놀이터다. 야외 예배나 부활절 행사는 충청도 단양군 의풍리교회와 남대교회 신자들이 함께 한다. 오는 31일 송구영신 예배에는 윷놀이와 다과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예배당 바닥에서 구르며 놀던 장난꾸러기 유현이와 석현, 은경, 상호는 전도사와 낯선 사람 등장으로 한동안 말문을 닫으며 수줍어했다. 사진을 찍자는 말에 부동 자세가 됐지만, 이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달라며 말문을 튼다.
첩첩 산골 성탄 전야는 캐럴과 시골 학동들의 웃음소리로 그렇게 깊어갔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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