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험마케팅 뜬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백화점 식품매장을 찾는 주부 김모(36·대구시 북구 산격동)씨는 상품 구입 전 꼭 시식코너부터 들른다.

출출한 배를 채울 수도 있고, 시식을 통해 그 상품에 대한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을 수 있기 때문. 제품의 맛에서부터 요리법, 가격대비 제품의 질 등을 꼼꼼히 따져볼 수 있다는 얘기다.

김씨와 같은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백화점들이 '체험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은 최근 식품관을 비롯한 화장품·전자제품 코너 등에 체험마케팅을 도입했다.

이 같은 체험 마케팅의 효과는 놀라울 정도. 백화점 자체 분석에 따르면 체험 코너를 설치했을 때의 매출이 하지 않았을 때보다 제품에 따라 최고 5~8배까지 늘어났다.

실제 식품관에서 판매 중인 냉동만두 경우 시식행사를 하는 기간의 판매량이 하루 평균 500만 원으로 시식행사를 하지 않을 때의 100만 원에 비해 판매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또 양념육이나 돈육 등 육류제품도 시식행사를 진행할 경우 매출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으며, 특히 햄은 시식행사 여부에 따라 판매량 차이가 10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황우연 식품팀장은 "주부들의 경우 시식을 한 경우에는 절반 가량의 주부들이 해당 제품을 구입한다"며 "시식을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은 주부들은 이후 그 상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 매장에서도 판매원이 고객들에게 직접 향수를 뿌려주거나 화장품 정품을 개봉, 고객들이 직접 발라보도록 하는 등 체험마케팅에 분주하다.

여기에 소비가 위축될수록 고객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인식이 제조·유통업체에 확산함에 따라 이 같은 체험마케팅은 식품·화장품에 이어 전자제품 등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체험마케팅 비용이 만만찮지만 그만큼 판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 보면 '남는 장사'란 점도 체험마케팅이 뜨는 이유다.

시음·시식용으로 소비되는 양은 상품에 따라 적게는 20%, 많게는 3분의 1가량으로 서비스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지만 판매량이 몇 배나 늘어나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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