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의 향토인들] 박재복 MBC프로덕션 국제부장

"드라마 수출…맛있어야 잘 팔리죠"

중국,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MBC 프로덕션 박재복(朴在福·46) 국제부장은 "드라마의 해외진출이 시작"이란다.

영화나 공연물 게임 등 여타 문화적 상품도 일정역할을 했지만 "안방 깊숙이 파고드는 방송 드라마의 파급효과가 엄청났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그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불모지이던 드라마 해외시장 개척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게 그다.

대기업 종합상사 해외지사지원팀장으로 잘 나가던 그가 MBC 프로덕션으로 몸을 옮겨 한 일이 우리 드라마의 수출이었다.

아무도 드라마 수출을 생각하지 않을 때였지만 그의 눈에는 드라마도 수출용 상품으로 보였다.

그가 처음 홍콩에 '사랑이 뭐길래', 터키에 '여명의 눈동자'를 팔자 주위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기까지 했다.

중국에 수출한 '사랑이 뭐길래'는 폭발적인 인기로 중국땅에 한류 열풍의 불길을 지폈다.

방송콘텐츠에 관한 한 선배세대가 사오기만 했던 시절, 세계 어디를 가도 수출은 그가 처음이었기에 사명감을 가지기도 했다.

TV 프로그램 수출 공로로 그는 무역의 날 수출의 탑, 대통령표창을 받았고 얼마 전에는 한류열풍의 공로자로 서강언론문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방송 콘텐츠 제작 작업의 성공 요인을 '음식점'을 비유로 들어 설명한다.

음식점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하듯 문화상품 역시 품질경쟁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문화 시장이야말로 극단적인 승자독식 원칙이 적용된다"며 "잘 만든 몇 개의 작품이 시장을 석권한다"는 그의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아시아 전역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우리 민족은 오랜 역사 속에 형성된 특유의 정(情)과 한(恨) 그리고 신명을 바탕으로 문화전쟁에서 싸워 이길 역량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고 보는 그는 "작가와 연기자, 연출자가 제각각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임한다면 얼마든지 세계시장을 평정해 나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지금 불고 있는 한류열풍이 사전 계획 없이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느닷없이 불기 시작했다고 보기에 다소 불안한 감도 있다.

게임의 초반부에 얻은 작은 승리가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문화산업은 창조산업"이라고 말하는 그는 "문화산업이 아이디어와 창의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심인력의 양성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탄탄한 줄거리를 엮어 갈 작가와 맛을 실어 나를 연기자, 보는 이의 감성을 울려줄 연출자를 비롯해 세계시장을 뚫어 볼 미디어 전문가 등이 필요하다며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들 인력의 양성에 나서야 한다는 이색제안을 한다.

이론중심의 낙후된 교육으로는 문화산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한류열풍으로 일부 연기자의 배만 불리다가는 열풍은 시들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인기 배우가 꽃이라면 제작 및 시장개척 작업은 뿌리이자 기둥"이라며 일부 연기자에게 제작비가 집중되면 작품의 질은 당연히 낮아진다고 한다.사무실·원룸서 15차례 절도

"지리적으로 우리 영토를 넓힐 수야 있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창의력과 아이디어로 노력한다면 문화영토의 제국건설도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

서영관 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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