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의도 사람들-영주출신 국회 모임

영주 특산물은 '국회의원'이다.

열린우리당 안영근·장향숙, 한나라당 장윤석·유승민,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 5명이나 된다.

주민 수가 13만 명도 안되는 소도시지만, 위세는 어느 시·도에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비례대표 1번이 모두 이곳 출신인 장향숙 의원과 손봉숙 의원이다.

장 의원은 평은면, 손 의원은 장수면 태생이다.

장 의원은 58년 개띠로 1급 장애인이지만 당당히 국회에 입성했고, 손 의원(61)은 입성하기 전부터 유명했던 여성 정치인이다.

두 사람 모두 여성과 장애인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온 '투사'다.

장 의원(지곡리) 옆 동네인 평은면 금광리 출신으로는 장윤석 의원이 있다.

그는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인 지난 2003년 강금실 당시 법무장관의 검찰 인사에 반발, 사표를 던지고 나와 17대 총선에서 동향 선배인 박시균 전 의원을 따돌리고 공천장을 따냈다.

풍기읍 출신의 안영근 의원, 이산면 출신의 유승민 의원도 58년 개띠다.

장향숙 의원과 함께 국회내 악발이 근성 3인방이 '영주 58년생'인 점은 흥미롭다.

재선인 안 의원은 고향을 떠나 인천에 터를 잡아 지역구가 인천 남구다.

유 의원은 초선 전국구지만 이회창 전 총재의 신임을 받으면서 승승장구, 재선급 이상으로 잘나가는 정치인이 됐다.

방송인 출신으로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박찬숙 의원(59)도 영주 출신으로 포함시키기도 한다.

박 의원은 영주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유년시절, 부모를 따라 영주에 와 잠시 살았단다.

국회에는 5명의 국회의원 외에도 보좌관, 사무처 직원을 포함, 영주출신이 23명이나 된다.

이들은 두 달에 한 번꼴로 만나 친목을 도모한다.

모임 총무는 장윤석 의원실의 손진영·김현기 보좌관(영주시)이 함께 맡고 있다.

13대 때 국회에 들어온 손 보좌관은 경력으로 치면 무려 5선급으로 보좌진 치고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실의 장재혁 보좌관(순흥면)은 의원회관에서 몇 안 되는 정치학 박사로, 고향 얘기만 나오면 다혈질로 돌변할 정도로 애향심이 강하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실의 김기상 보좌관(영주시)은 입법고시(4회) 출신으로 줄곧 국회 문화관광위 전문위원을 하다 16대 때부터 '정치'를 배우기 위해 의원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실의 권정 보좌관(영주시)은 사법시험 44회 출신 변호사로 최근 국회에 입성했다.

이 밖에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실의 이창진 보좌관(평은면),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실의 김진해 보좌관(풍기읍), 이한동 전 총리의 보좌관을 하다 열린우리당 우제항 의원실로 옮긴 장영호 보좌관(영주시), 김영숙 의원실의 박찬선 비서관(장수면), 심재철 의원실의 유희정 비서(영주시) 등도 있다.

국회 사무처에도 영주 출신이 막강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

미혼인 국회 법사위 심정희 사무관(영주)은 사시 41회 출신이지만 판·검사를 마다하고 특별채용 케이스로 국회 법제실에 들어왔다.

기획예산담당관실 김원모 서기관(영주시)과 법사위 허병조 서기관(영주시)은 입법고시(15회) 동기이자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부터 같은 방을 써온 친구 사이다.

허 서기관은 사시(42회)에도 합격, 양과(兩科) 패스의 기쁨도 안았다.

아버지가 순흥면장인 교육위 임종수 사무관(영주시)도 입법고시(19회)를 거쳐 2003년 국회에 들어왔으며 영주 출신 중 막내다.

또 시설관리과 조대희 사무관(영주시)은 지난 81년 국회 공채로 들어와 국회 경력만 20년이 넘는베테랑이고, 영주 모임의 맏형 역할을 한다.

보건복지위 임석기 입법조사관(영주시), 속기과 배영수(풍기읍)·문선희(영주시) 주사, 총무과 장만수 주사보(영주시)도 있다.

행정법무담당관실 김인숙 전산원은 예천 출신이지만 총무과 심은정 전산원(영주시)과 영주여고 1년 선·후배 사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사진: 앞줄 왼쪽부터 손진영 보좌관, 장만수 행정주사보, 허병조 서기관, 유희정 의원비서, 심정희 행정사무관, 심은정 전산원. 뒷줄 왼쪽부터 김화중 행정주사, 김원모 서기관, 장윤석 국회의원, 조대희 행정사무관, 김기상 보좌관, 박찬선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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