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3%대라는 장기저금리 시대를 맞아 직장에서 은퇴한 어르신들의 재산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예금이자로 생활을 꾸리던 은퇴생활자들도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걸맞는 '老테크'가 절실하다.
지난달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2~3명(28.3%)만이 노후생활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비수단도 공적연금(67.2%), 저축(38.3%), 부동산(19.7%) 등의 순이어서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 들어 '재테크는 이미 늦었다'라고 말하기 전에 가진 돈으로 어떻게 하면 한 푼이라도 더 모을 수 있을지 알아보자.
Q. 자녀 모두 출가시키고 현재 아내와 단 둘이 살고 있는 김동기(가명'69)씨. 퇴직금 이자로 살아가다 요즘 금리가 떨어지면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별다른 수입원도 없고 그렇다고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어 최근엔 원금마저 까먹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2억 원 상당의 주택과 퇴직금 2억 원이 남아있다.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월 100만 원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A. 최근 시중금리는 98년의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자 수입만으로 생활하기 힘든 시기다. 그렇지만 금리가 낮다고 고수익'고위험의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60대 이상 은퇴생활자 제테크의 첫 번째 원칙은 '안정성'과 '유동성'에 둬야 한다.
◇안정성'유동성이 최고
김씨의 정기예금 가입금액이 불필요하게 많으므로 이를 절세형 상품으로 나눈다. 먼저 부부 명의로 6천만 원을 '생계형 저축'에 가입한다. 만 60세 이상은 1인당 3천만 원까지 생계형 저축에 가입하면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상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또 신협과 새마을금고, 농·수협 단위조합에서 판매하는 조합예탁금은 정기예금보다 2% 가량 금리가 높아 은퇴 후 생활비 조달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안정성은 시중은행보다 떨어지므로 예금자보호한도인 5천만 원까지 가입한다. 발생이자를 감안하면 원금 기준 4천500만 원까지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 조합예탁금은 1년 이내로 단기투자해도 2천만 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 단 2006년 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어 서둘러야 한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입원이나 해외여행, 가족 경조사 등 비상시에 대비해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생활비(1천만∼2천만 원)를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아무리 비상자금이라도 이자가 거의 안 붙는 자유입출금식예금보다는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나 머니마켓펀드(MMF)가 적합하다.
◇생활비는 연금, 역모기지론 활용
김씨의 경우 특별한 수입이 없어 당장 생활비가 걱정되는 시점이다. 연금예금이나 노후생활연금식탁과 같은 즉시연금식 상품에 일정금액을 맡기고 매월 원리금을 함께 지급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원금을 까먹지만 매달 이자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원금을 아낄 이유가 없다.
현재로서는 채권형 상품인 노후생활연금식탁은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불리해 확정금리가 적용된 연금예금이 더 유리하다. 연금예금은 3천500만 원을 맡길 경우 매월 100만 원씩을 3년 동안 지급받을 수 있다. 역모기지론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굳이 자식에게 집을 유산으로 줄 이유가 없다면 주택을 담보로 최장 15년까지 일정 금액을 연금식으로 받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유리하다. 게다가 현재의 주거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주택가격이 높아지면 상승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0.1%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라
이 밖에 고수익의 안정적인 이자수입이 가능한 후순위채권도 돋보인다. 후순위채는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1∼2% 정도 높고 만기까지 확정금리를 받아 퇴직금 등을 안전하게 굴릴 수 있다. 그러나 판매기간이 불규칙하고 투자기간이 5년 이상 장기이며 파산시 채권순위에서 밀려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으므로 채권발행회사의 안전성을 살펴본 후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주식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주식은 직접투자하기보다는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지수 연동정기예금이나 ELS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 가입시 채권형 90%, 주식형 10%로 분리 가입하면 원금 손실 없이 시장상황에 따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에 일정 수준의 보너스 금리를 얹어 파는 '특판 상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재교 기자 ilmare@imaeil.com
◇ 노인들을 위한 재테크 10계명
1. 있는 돈으로 살려 하지 말고 숨겨진 소득원을 찾아라.
넓은 주택에 살기보다는 적은 집으로 옮겨 '전세'나 '월세' 등 임대수입을 노리거나 '역모기지론'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2. 아직도 연금 가입의 기회는 있다. 국민연금제도에는 60세 미만의 가입자가 5년 동안 가입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특례노령연금이라는 제도가 있다.
3. 가계부는 이때에도 써야 한다.가계부를 쓰면 합리적으로 지출관리를 할 수 있다.
4. 십시일반을 활용하자.자녀에게 손벌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5. 자산운용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은행이나 증권사를 찾아가 금융전문가를 만나 자신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좋다.
6. 모든 것을 한 곳에 걸지 말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투자의 기본이다.
7. 모든 것을 주지 말자. 자녀가 사업을 한다거나 더 많은 공부를 하고자 하더라도 모든 것을 주지는 말자.
8. 투자는 사업처럼 하라. '좀 더 알고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보수적인 투자다.
9. 일을 해야 건강해진다. 돈도 벌고 건강도 찾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은 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0.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자. 유산 정리, 유언 내용, 보험을 포함한 자산과 부채현황 정리 등 모든 문제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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