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잇따라 은행 신뢰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엔 시중은행 대리가 무려 400억 원의 '은행관리 정책자금'을 횡령한 사건이 터졌다. 이는 우선 금액도 큰 것이지만 불과 31세의 대리가 70여일동안 400억 원을 빼내 주식투자로 날릴 때까지 은행 자체에선 까맣게 몰랐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선물'옵션 거래를 하던 증권사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하는 사안을 수상하게 여겨 거꾸로 금감원에 조사를 의뢰해 엄청난 횡령사건이 드러났다는 건 '은행의 자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 도대체 이게 은행이란 곳에서 과연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엉망진창인 은행에 뭘 믿고 고객들이 돈을 맡길 수 있을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이런 '안전망의 구멍'이 비단 문제가 터진 은행에 국한된 일이겠으며 이런 비리가 이번 뿐이겠느냐 하는 의문이 든다.
30대 대리의 단독범행으로 그 은행의 1년 당기순이익의 6분의1을 횡령할 수 있는 허술한 시스템에서 만약 결제라인의 상급자들과 공모한다면 천문학적인 돈도 얼마든지 빼내갈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더욱이 그 은행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5조6천억 원이나 투입해 구조조정을 거쳤는데 바로 세금이나 다름없는 국가의 정책자금이 두달여동안 새나가도록 몰랐다니 과연 '은행 간판'을 걸 자격이 있는지 회의가 든다. 외국계 은행들이 합리성과 탄탄한 신뢰를 바탕으로 밀고 들어오는 판국에 이런 원시적인 불신 투성이의 우리 은행들이 과연 버텨낼 재간이 있겠는가. 이런 은행시스템이 혁신되지 않으면 머잖아 '은행 도산'까지도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이다. 범 정부 차원의 '은행 혁신'을 강력하게 단행할 계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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