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해찬-손학규 수도권대책 놓고 충돌

첨단업종 수도권 신규투자 허용 이견

이해찬(李海瓚) 총리와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국내 첨단업종의 수도권 신규투자 허용 문제 때문이다.

손 지사는 행정중심도시 건설로 수도권이 입게 될 타격의 보전을 위해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 총리는 국토균형 개발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일 총리실에서 열린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 3차 회의에서 손 지사가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허용 여부를 실무회의에서 다시 논의해보자는 정부 측의 주장에 '열'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총리도 정면으로 맞서 9일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손 지사의 주장을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제스처'로 깎아내렸다.

이 총리는 "앞으로 지자체나 대권 관련 후보들이 정부에 많은 요구를 할 텐데 타당한 것과 타당하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며 손 지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도 했다.

그러자 손 지사도 즉각 성명을 내 "무리한 주장을 하고 퇴장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 총리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말초적인 것을 놓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이 같은 설전은 외견상 수도권 발전문제를 이유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차기 대권의 전초전이라는 측면도 없지 않다.

손 지사는 한나라당의 차기대권 '3룡'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 총리 역시 본인은 함구하고 있지만 여권의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손 지사의 회의 중도퇴장 등 '튀는 행동'은 정치적 색채가 짙다는 분석이다.

수도권발전을 위한 보완대책에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행정중심도시 건설에 찬성했던 것이 수도권내 지지도 하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지난 4·30 재·보선를 통해 박근혜 대표의 당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객관적 상황이 손 지사에게 유리하지 않게 돌아가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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