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하다 다친 사람 '다 모여라'

직장인 김금자(39)씨는 보통 산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산에 미쳤다'고 할 만큼 휴일만 되면 어김없이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서기 바쁘다. 산을 오를 때마다 "이렇게 힘든 걸 뭐하러 하냐"라고 자신에게 반문하면서 혹시라도 쉬는 날에 산행을 못하면 온종일 가슴이 답답하고 예전에 산에 갔을 때의 모습이 아른거린다고 한다. "산에 올라 한가득 땀을 쏟아낸 뒤의 개운함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한 주일 내내 즐거워요." 처음엔 그저 도시를 떠나는 것 자체가 좋아 시작한 산행이지만 어느새 중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산에 푹 빠져버렸다.

김씨가 산행에 본격 나선 것은 지난 2000년 초. 우연히 학원에서 알게 된 동생으로 인해 등산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고 차츰 산을 찾는 횟수가 늘어났다. 부모는 결혼할 생각은 하지 않고 휴일이면 새벽부터 집을 나서는 딸이 못마땅했지만 이제는 포기한 상태. 아직도 가끔 싫은 소리를 하긴 하지만 휴일이면 으레 또 산에 가나보다 한단다.

그렇게 그녀가 산행에 집착하는 사이 그녀의 발목은 수난을 당하기 시작했다. 유난히 산을 내려올 때 헛발을 잘 디디는 편이라 김씨는 산행을 다녀온 뒤 발목을 삐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처음 한두 번은 동네 한의원을 찾아 침 몇방 맞으면 거뜬히 해결되던 발목이 언제부턴가 잘 낫질 않았다. 치료 기간도 일 주일, 이 주일…한 달로 점점 늘어갔다. 지난해 10월에는 발목이 삔 상태에서 무리하게 팔공산에 오른 대가로 3개월가량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렇게 발목의 상태가 계속 악화되는데도 그녀는 산행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채 줄기차게 전국을 돌아다녔다.

마침내 지난 3월 해남 흑석산을 갔다 온 뒤로 그녀의 발목은 단단히 탈이 났다. 운전을 하다가도 통증이 너무 심해 신호만 받으면 핸드브레이크를 당겨놓고 발목을 마사지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 정형외과나 한의원을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날락했지만 그저 움직이지 말라는 뻔한 얘기만 들을 뿐이었다. 평소 좋지 않던 허리도 덩달아 탈이 났다. 예전에도 산행을 마치면 다음날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할 정도로 아프긴 했지만 며칠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졌기에 참을 만했다. 하지만 이제는 허리까지 계속 뻐근한 게 김씨를 여간 고통스럽게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선택한 것이 통증클리닉. 김씨는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통증클리닉을 열심히 찾다가 매일신문이 닥터굿 클리닉과 진행하는 '도전! 베스트 라이프'를 보고 신청하게 됐다. 김씨는 "그전 참가자들이 모두 나아 행복해 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도 나을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한껏 부푼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진단 결과

안재홍 닥터굿클리닉 원장은 "김씨의 경우, 계속된 허리 통증으로 골반이 비정상적으로 약간 뒤로 회전되면서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가뜩이나 안쪽으로 잘 접질리는 구조를 가진 왼쪽 발목이 잦은 산행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접질리면서 발의 균형 감각과 반사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계속 접질리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발목 자체의 조직적인 손상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만 잘 시행한다면 어렵지 않게 완치시킬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글·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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