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대구는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을 동시에 겪을 것으로 보인다. 6월 평균 최고기온이 100년이 넘는 기상 관측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마가 사실상 조기에 종료된 가운데, 더위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 대구의 평균 최고기온은 30.6℃였다. 이는 1909년 관측 이후 117년간 6월 평균 최고기온 중 가장 높은 역대급 무더위다. 역사상 30도를 넘은 사례는 단 10차례뿐인데, 2020년 이후 3차례(2020, 2024, 2025년)가 몰려 있어 최근 들어 6월 무더위가 심해진 양상이다.
문제는 갈수록 더위가 심상치가 않다는 것이다. 6월의 최고기온 평균값(10년 단위) 흐름을 보면, 1950~1970년대 27.4→27.9→27.5도 수준이었으나, 1980~2000년대 28.2→28.0→28.4도로 상승했다. 2010년대 29.0도를 넘었고, 최근 6년간(2020~2025년)은 29.9도까지 치솟았다.
더위는 시작 시점도 점차 빨라지고, 폭염일수도 늘고 있다. 올해 첫 폭염은 5월 20일에 찾아왔다. 이는 1907년 집계 이래 119년 중 6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6월의 폭염일수는 올해 7일을 기록했고, 2020년 이후 최근 6년간 평균도 6.3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평균(3.2일)의 두 배에 달한다. 폭염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의미한다.
문제는 장마조차도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7월 초인데, 장마가 사실상 끝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올해 장마는 과거처럼 일정 기간 지속되는 패턴이 아니라 시작과 동시에 집중호우가 국지적으로 쏟아진 뒤 사라지는 식"이라며 "장마 전선이 장기 체류하지 못하고 바로 약화되는 구조는 장마의 종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올해 북태평양 서쪽과 인도양 해역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강한 고기압을 형성해 비구름이 좁은 지역에만 몰린다"며 "장마 전선은 머무르지 못하고 사라지면서 장기적인 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구를 비롯한 남부 지역은 심각한 가뭄과 함께 장기 폭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1일(오전 9시) 현재 운문댐의 저수율 39.7%로 전년(57.9%)보다 낮은 상황이다.
김해동 교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고온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필리핀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9월, 심지어 10월에도 더위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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